'진퇴양난 도시바' 원전사업 손실에 우울한 연말...주가 16%↓

2016-12-27 15:04
지난해 사들였던 미국 원전기업의 자산가치 급락
HDD 판매 호조에 따른 실적 회복 기대에 찬물

[사진= 도시바 트위터]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 전자기업 도시바가 추진하고 있던 원자력발전소 사업이 대규모 손실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부정회계 스캔들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가운데 돌파구로 제기됐던 대안이 되레 도시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도시바는 2016회계연도(2017년 3월 종료) 결산 때 원전 분야에서 1000억 엔(약 1조 270억 원) 규모의 특별손실을 계상하는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확한 금액은 현재 산출중이어서 더 확대될 가능성도 나온다.

도시바는 세계적으로 원전 수요가 확대되던 지난 2006년경 미국 대형 원자력 플랜트 기업인 웨스팅 하우스(WH)의 지분 77%를 보유하면서 자회사로 인수했다. 당초 도시바는 WH 인수를 통해 원전 플랜트 2종(불등수형·가압수형) 관련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서 원전 사업에 자신감을 보였다.

WH는 2008년까지만 해도 미국 원전 2기를 수주하는 등 순조롭게 활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원전 시설 정비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또 다른 미국 기업 'CB&I 스톤앤웹스터(CB&I)'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도시바의 부정회계 스캔들이 나오기 전까지 실적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손실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현재 도시바와 CB&I의 손실 창개은 약 26억 엔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최대 손실액은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손실이 커진 데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관련 운영 방식에 엄격한 규정을 도입하면서 적자가 발생하고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등의 타격을 입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도시바는 지난해 불거진 부정회계 스캔들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7000여 명을 감원하기로 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주력 사업 부문 중 하나였던 TV와 PC 사업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원자력·화력 발전 등의 발전 설비 사업, 승강기·업무용 에어컨 등 인프라 사업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인력 감축 등의 구조 개혁과 더불어 하드디스크구동장치(HDD)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6분기 만에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도체 사업과 함께 주요 사업 축으로 꼽혔던 원전 사업의 손실이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실적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소식에 따라 일본 도쿄 주식시장에서 도시바 주가는 27일 개장 직후 16%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