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정진석 "집권여당 책무 다해야…정치인 언사 신중해야"

2016-12-14 10:30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오는 16일 퇴임을 앞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4일 지난 7개월을 회고하며 "우리가 집권여당으로서 본연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옷깃을 여며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의멸친(大義滅親·큰 도리를 위해 사사로운 정을 끊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이런 상황을 맞고 보니 송구스럽고 아쉽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는 결과는 우리 헌정사에 큰 불행"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원내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판단했고,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도리"라며 사퇴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12일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기로 한 상태다. 

정 원내대표는 자신의 선친인 정석모 전 내부무 장관이 '정치인은 말이 생명이다. 말로 살고 말로 죽는 게 정치인인데 입안에서 오물거리는 말의 65%는 하지말라'고 자신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전했다. 

그러면서 "저도 그 약속을 지키기 못해는데, 요즘 정치인들이 쓰는 언사를 보면서 조금 더 신중해야 하고 자제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당론으로 정했던 '4월 대통령 퇴진, 6월 조기 대선' 로드맵을 접은 데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야당과의 협상이 봉쇄됐고 당내에서도 표결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있어 현실적·물리적으로 당론 유지가 불가능해졌던 것 아닌가"라며 "사후에 당론을 유지하지 못하고 자유투표를 밀어붙여서 상황이 이렇게 됐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유감스러운 얘기"라고 반박했다.

지난 5월 3일 당선된 정 원내대표는 20대 총선 참패 직후 새누리당의 수습 과제를 떠안으며 원내대표직을 시작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전당대회를 거치기까지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사이에서 '낀박' 신세로 험난한 여정을 걸었다. 그러나 결국 '최순실 사태'에 휘말려 7개월만에 원내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