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가결, 이젠 국정정상화다❷] "경제 심리 안정에 주력…경제는 정치와 다른 길 가야"

2016-12-12 14:51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경제주체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해외 투자자에게 안전하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 이를 위해 안정된 경제컨트롤 타워를 세워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국정공백으로 흔들리는 한국경제를 바로잡기 위해 경제심리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불안감 때문에 경제 주체의 심리가 위축되면 내년 경제는 2%대 중반 성장도 쉽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12일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유일호 경제부총리 중심의 경제팀의 유임을 통해 경제 불확실성을 없애려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정치권과 정부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경제사령탑을 세우고, 경제 정책은 정치와 독립적으로 추진해야 차기 정부에까지 정책 연속성을 가져갈 수 있다는 조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이 감소하기 때문에 경제변수가 개선되는 것이 거의 없다"라며 "내년 성장은 2%대 중반도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정책은 정치와 분리해 독립적으로,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한다"라며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형태의 경제정책 당국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제수장이 시장에 심리 안정을 줘야 한다는 필요성도 강조했다.

성 교수는 "부총리가 전반적인 경제를 조율하고 안 하고는 큰 차이가 있다"라며 "경제수장이 시장에 목소리를 내면서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이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보다 대외여건이 좋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통화스와프를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도 경제가 좋지 않다고 했지만, 당시 대외여건은 나쁘지 않았다"며 "지금처럼 내수와 수출 둘 다 동시에 힘을 잃는 상황은 흔치 않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도 정부가 논의하겠다고 했는데 잘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통화 스와프는 투기세력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고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를 더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로 실탄 확보를 위해 통화 스와프 확대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 하락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탄핵안 가결로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는 많이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라며 "그러면 환율이나 주가 등 국내 금융시장이 많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에 시장 불안정을 잘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과 관련, 역발상을 통해 해외의 신뢰도를 높일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외투자가에 대해 (탄핵이)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라고 적극적으로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정책의 투명성을 밝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