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2차 국정조사, 의혹 밝힐 결정적 한방 없었다
2016-12-07 18:30
전날에 이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2차 국정조사는 국회가 채택한 증인들이 다수 불참하면서 시작부터 맥빠진 분위기를 보였다. 이에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청문회 시작 전 최순실, 장시호, 우병우 씨를 비롯한 이날 불참한 증인 11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이들 중 장시호 씨만 유일하게 이날 오후 3시 즈음 뒤늦게 청문회에 출석했다.
주요 증인들이 자리를 비운 청문회는 초반부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 대부분이 김 전 실장에게 ‘세월호 대책 지시 여부’ 및 ‘최순실 씨와의 관계’ 등을 따져 물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결정적인 증거 없이 증인의 자백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질의에 오히려 김 전 실장은 차분하게 ‘모르쇠’와 ‘반박’을 적절히 섞어가며 대응했다는 분석이다.
김 전 실장은 이에 대해 오히려 “청와대에서의 회의는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라며 “장부를 작성하는 사람의 주관적 생각도 가미돼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윽박지르자 김 전 실장은 “(의원님들이)자꾸 다그치시는데 최순실을 제가 알았다면 뭔가 연락을 하거나 통화라도 한 번 있지 않겠냐"라며 "검찰에서 조사해보면 다 알 것"고 짧게 답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김 전 실장의 소개로 최 씨를 알게 됐느냐는 질문에 극구 부인했다. 김 전 차관은 “최 씨도 차관이 된 이후에 지인 소개로 알게 됐다”면서 “지인이 누군지는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고 답변을 피했다. 김 전 실장이 자신에게 정유라 씨를 잘 보살펴달라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지금 제가 이 자리에서 깊게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 씨도 최 씨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100벌 가까운 옷을 만들어 전달했다고 털어놨지만 김 전 실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부인했다. 고 씨는 김 전 실장에 대해 직접 만난 적은 없다면서 '최 씨가 김 전 실장을 입에 올린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검은색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뒤늦게 출석한 장 씨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모두 이모(최순실)의 아이디어”라며 자신의 횡령 혐의에 대해선 부인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 진흥원장, 김종 전 문화부 차관, 차은택 광고감독,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고영태 씨,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노태강 전 문화부 체육국장, 이종욱 KD코퍼레이션 대표,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여명숙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 전대주 전 베트남 대사, 장시호 씨 등 국회가 채택한 27명의 증인 중 14명만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