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재테크의 신세계를 여는 크라우드펀딩
2016-12-04 06:00
-이주환 펀딩포유 이사
세계를 놀라게 한 제5차 광화문 집회의 참가인원이 150만명이라고 한다. 이들이 사용한 시간과 비용은 얼마나 될까?
시간은 1인당 3시간으로 하면 514년이 된다. 비용은 1인당 1만원일 경우 150억원이다. 이 금액은 지난 1월 25일 시작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성공금액 163억원(11월 24일 기준, 한국예탁결제원)에 조금 못 미치는 액수다.
출범 1년이 채 안된 상황에서 투자생태계를 서서히 바꿔가는 금융혁명 크라우드펀딩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좋은 아이디어나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창업이나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다수의 대중(Crowd)이 자금을 조달(Funding)하는 새로운 투자방식이다.
아직 초기시장이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투자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엇보다 벤처기업과 창업 3년 이내의 기술성 우수 기업 투자시 소득공제라는 특전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창업 7년 미만의 스타트업이나 중소벤처기업이 대상이다. 창업 7년 이상이라 하더라도 벤처인증, 이노비즈인증,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은 가능하다.
일반 투자자는 연간 동일기업에 200만원 이내, 총 500만원 한도 내에서 투자할 수 있다.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자는 연간 동일기업에 1000만원 이내, 총 2000만원 한도 내에서 투자가 가능하다.
창투사, 전문엔젤,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들과 해당 회사의 주주, 임직원 등 회사 관계자들은 제한이 없다. 크라우드펀딩은 기본적으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High return)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분산투자가 필수적이다. 투자기업을 면밀히 살피는 노력도 필요하다. 분산투자 할만큼 자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단순히 성장성이 높은 인기분야보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사업분야별로 확인하려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전용 홈페이지 기업투자정보마당(www.clip.or.kr)에서 '▶투자기업정보 ▶투자일반기업 ▶전체사업분야'를 클릭하면 24개의 카테고리가 나온다.
이 중 관심있는 분야를 클릭하면 해당 카테고리별 발행회사의 투자정보를 볼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크라우드넷(www.crowdnet.or.kr)에서도 '펀딩정보조회 ▶펀딩진행 기업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상장 주식은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가 돼야 회수(Exit)가 가능하기에 회수에 걸리는 시간이 비교적 길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는 스타트업의 주식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난 11월 14일 KSM(Korea Start-up Market)을 개설했다.
11월말 현재 38개 업체가 등록돼 있다. 스타트업 투자자들의 환금성 제고 외에도 등록업체에 다양한 이점이 있다. 기업홍보 효과는 물론 코넥스 등 정규시장 상장이 용이하고 한국거래소가 조성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 매칭펀드를 통해 자금조달이 가능하게 된다.
정책금융기관의 후속 지원도 확대된다고 하니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스타트업 투자의 신속한 회수지원 시스템인 KSM 개장은 스타트업 창업과 투자 생태계에 긍정적 변화가 올 것이다.
KSM-코넥스-코스닥-코스피로 이어지는 성장 징검다리의 도약대가 돼 기업환경의 선순환 구조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은 등록업체만 있을 뿐 거래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거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그 효과가 더 커질수 있을 것이다. 시행원년, 지금까지 증권형 회수 성공사례는 ‘인천상륙작전“이 첫 번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관객 700만명을 돌파해 26% 투자 수익률을 달성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인천상륙작전’은 제작사의 정산이 완료되는 내년 2월경 원금과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상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천상륙작전’도 관객이 적었다면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만약 카카오톡 창립 당시 크라우드펀딩이 시행돼 초기에 투자했다면 어느 정도의 수익률이 나왔을까? 약 500배라고 한다.
크라우드펀딩 개인투자한도인 200만원을 투자했을 경우 10억원의 수익이 발생한 셈이다. 이러한 사례는 특수한 예이므로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펀딩포유에서 펀딩에 성공한 개그맨 허경환이 공동대표로 있는 ‘허닭’의 김주형 대표는 "펀딩 성공후 투자자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허닭의 제품과 커피쿠폰을 서비스로 제공했더니 자신의 SNS에 올리는 등 자발적인 활동을 펼쳤다. 실제로 이것을 보고 다른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어졌다. 크라우드펀딩은 자금조달의 창구인 동시에 홍보마케팅 플랫폼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빅뱅처럼 급하고 강하게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은밀하게 위대하게‘ 성장해 나갈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21세기의 금융혁명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6764명의 퍼스트 펭귄들과 그 뒤를 따르는 크라우드펭귄들이 멋진 신세계에서 풍요로움을 누릴 그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