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포스트 차이나인사이더 전략은 ‘아랍 프랜들리’
2016-11-24 09:26
UAE‧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과 협력체계 구축위해 지속적인 만남 추진
아주경제 양성모·윤정훈 기자 = “비즈니스 결과물은 릴레이션십(인간관계)을 오래 지속해야 나오는 것이다."
24일 오전 7시30분 김포공항. 중동 방문을 마치고 전용기편으로 귀국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녹갈색 아웃도어 점퍼 등 편한 복장 차림의 최 회장은 9시간여 장시간 비행에도 불구하고 지친 기색 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SK, 중국-중동 '투트랙' 전략으로 시너지 기대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SK그룹이 그동안 추구해 온 핵심 해외전략 ‘차이나인사이더(중국 시장의 내부자가 되는 것)’과 별개로 '중동 프랜들리(친화)' 전략을 채택하면서 중국-중동 ‘투 트랙' 전략이 낼 시너지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오랜만에 중동에 가서 아는 사람들 만나고 왔다”며 "앞으로 중동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알 마디 회장은 평소 최 회장이 ‘내 오랜 친구’로 표현할 만큼 개인적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회장, 산유국과 新협력체계 구축
최 회장은 저유가 기조 속에 신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한 중동 산유국들에게 SK가 가진 핵심 기술을 접목시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신 에너지’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레이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국부펀드인 MDP의 알 무바라크 최고경영자(CEO)와 석유회사 MP의 무사베 알 카비 CEO 등과 만나 제반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최 회장은 “지속적 저유가 기조는 에너지와 화학 산업의 근본적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원을 매개로 한 단순한 자원협력을 넘어 기술‧자본‧마케팅 등 새로운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무사베 CEO는 “SK와 MP가 향후 협력할 사업분야를 찾는 추가 협력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MDP는 에너지 외에도 소비재와 정보통신(ICT), 헬스케어 등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ICT와 에너지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SK와 다방면에서 협력할 기획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동남아 등 제3세계 자원개발은 SK와 MDP, MP가 협력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사빅(SABIC) 본사에서 유세프 알 벤얀 부회장과 만나 합작사업인 ‘넥슬렌’의 글로벌 진출 가속화 방안을 논의했다.
SK그룹은 지난해 10월 SK종합화학이 사빅과 함께 울산에 준공한 넥슬렌 제1공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사우디 넥슬렌 제2공장 착공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북미와 중국 등 제3국에서의 에너지 사업진출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만우 SK커뮤니케이션위원회 PR팀장(부사장)은 “최회장과 SK는 적극적 글로벌 행보를 통해 수출한국을 견인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며“이번 방문을 계기로 중동 주요국들과 에너지를 넘어선 미래 먹거리 공동 발굴 작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