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원동 전 수석 소환...朴 조사 시기 놓고 청와대 압박

2016-11-17 18:19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7일 오후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퇴진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사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17일 오후 소환해 조사하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조사 시기를 잡기 위해 청와대 압박에 나섰다.

박 대통령 측은 조사 시기와 장소를 밝히지 않아 이번주 조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2시 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조 전 수석에게 적용된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다.

오후 1시 50분께 검찰청사에 나온 조 전 수석은 제기된 여러 의혹과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해선 "검찰에서 한 점 숨김없이 성실하게 임하겠다", "검찰에서 모든 걸 말씀드리겠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본인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심경을 묻자 "참담하다"고 짧게 답하고선 그 이유에 대해 "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좀 부끄럽고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조 전 수석은 2013년 말 이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아왔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손경식 당시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VIP)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는 등의 발언도 나왔다.

횡령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된 동생 이재현 회장을 대신해 외삼촌인 손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있던 이 부회장은 이후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떼고 2014년 하반기 미국으로 건너가 머물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수석을 상대로 이 부회장의 퇴임을 언급한 배경이 무엇인지,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최순실씨의 기소 예상 시점인 이번 주말 사실상 어렵다는 견해를 이날 밝혔다. 

검찰이 최후로 제시한 '18일 조사' 카드에 박 대통령 측의 반응이 없자 최씨 기소 전인 18일에는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힌 것이다.

최씨는 20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22일, 24일 각각 구속 기한이 만료된다. 검찰은 이들 모두를 20일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대통령의 일정과 저의 준비상황을 감안할 때 검찰의 대통령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가 완료될 수 있다면 저 역시 최대한 서둘러서 변론준비를 마친 뒤 내 주에는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대통령께서는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시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누차 밝히신 바 있고 지금까지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저 역시 같은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