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후 금융시장 재편..업종별 패자와 승자는?
2016-11-16 11:06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정치 지형뿐 아니라 금융시장 지형까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채권시장 역시 채권 가격이 추락하고 채권 금리가 치솟는 등 기존의 흐름이 반대로 뒤집힌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주식시장에서는 다우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 종가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업종별로 승자와 패자도 뒤집혔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사랑받던 기술주는 하락하는 반면 한때 천덕꾸러기였던 대형 금융회사나 바이오테크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대선 이후 다우지수는 3% 상승했지만 IT 공룡들로 구성된 파워셰어스 QQQ ETF는 동기간 1% 하락했다. 대선 과정에서 실리콘밸리가 클린턴을 지지한 만큼 업계에 불이익이 있지는 않을까 불안감이 퍼진 데다가 이민 제한으로 IT 인재들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그밖에도 트럼프가 환경보호청 규제를 폐지하여 석탄업계를 살리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석탄 관련주가 폭등했고 재생에너지 부흥을 약속했던 클린턴의 패배로 재생에너지 관련주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경 건너 멕시코의 사정은 암울하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폐지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벽을 세우고 그 비용을 멕시코에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한주 동안 멕시코 페소는 달러 대비 10% 이상 주저앉았고 도이체 MSCI 멕시코 헷지 ETF는 6% 미끄러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채 시장 반전이 증시에 미칠 여파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국채 금리 급등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지만 채권 금리가 단기간에 급격히 높아질 경우 대부 시장에 영향을 미쳐 이자를 내고 돈을 빌리는 기업들의 순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 몇 년간은 저금리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싸게 자금을 빌린 뒤 순익이 생기면 배당금을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펼치며 증시를 떠받쳐 왔다.
CNBC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3%를 넘을 경우 증시가 영향을 받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시간 15일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비 소폭 하락해 2.22%를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