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피해자, 가족에 배상해야"

2016-11-15 14:30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폐질환으로 숨지거나 치료 중인 피해자와 가족들에 제조업체가 배상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부장판사 이은희)는 15일 A씨 등 10명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중 한 곳인 세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세퓨가 1000만원∼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A씨 등 10명을 포함한 1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했다.

당초 이들은 옥시레킷벤키저, 한빛화학, 롯데쇼핑 등을 상대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소송 과정에서 업체와의 합의로 조정이 성립됐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를 구매해 사용하다가 폐질환 등으로 생명을 잃거나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93억여 원을 청구하는 2014년 8월 제조업체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선고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를 상대로 진행 중인 10여 건의 소송 가운데 첫 판결이라 향후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원은 작년 1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유가족들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은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국가가 가습기 살균제에 유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 국가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