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교육계도 클린 캠페인이 필요한 분야 중 한 곳이다.

김영란법(청탁금지법)에서 식사, 선물 비용 상한이 적용되지 않고 무조건 금지되는 분야가 교육 분야인 이유도 평가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수시의 확대와 공교육정상화 정책의 일환으로 내신과 학교 내에서의 활동이 중요해지고 학생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교사의 권한이 앞으로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자녀의 입학 과정이나 학사관리 분야에서도 특혜 논란이 사회에 커다란 반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처럼 누구에게나 평등한 교육이 지켜져야 할 가치로 존중되길 원하는 것은 한결 같다.

교육 불평등의 해소가 문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계의 클린캠페인은 곧 불평등의 해소와도 연관된다.

촌지나 금품수수 등의 부정한 수단의 개입은 특혜 등의 불평등을 유발한다.

◆ 교육 불평등.사학비리 등 해소 통해 투명한 사회 구현을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는 의무교육인 가운데 고등학교 역시 거의 의무교육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등학교와 자율형사립고등학교 등이 늘어나면서 전기고등학교의 학생 선점으로 인한 일반고등학교 황폐화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도 관련이 있다.

공교육 이외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 진학하려하는 체제는 부의 대물림을 이어지게 할 수 있다.

영어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해 대입에서 자기소개서에 수백만원을 들여 작성하는 등의 과도한 선행교육을 위한 사교육비는 교육 격차를 부르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학생들이 먹거리를 가지고 비리를 범하는 급식비리도 학부모들의 큰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문제다.

식용유를 제한적으로 쓰도록 돼 있지만 회수를 넘겨 이용하면서 빼돌리는 수법으로 착복을 하는 등의 비리가 발생하고 있는 분야다.

급식 이외 학교 시설이나 건축분야에서도 비리의 여지가 발생한다.

학교 건설 계약이나 시설 계약, 기자재 납품 과정에서의 비리도 일어날 소지가 있다.

교육계에서는 납품 브로커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공무원들을 동원해 새로운 정책 추진에 필요한 기자재들을 납품하면서 뒷돈을 챙기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들 브로커들이 당국의 정책에 맞는 기자재들을 귀신같이 맞춤형으로 제공하면서 공무원들과 결탁해 잇속을 챙긴다는 것이다.

이같은 고질적인 사학비리들은 교육청의 감사 결과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내에서 치러지는 시험 등에서 부정이 일어나는 것도 문제다.

학원가를 통해 모의평가 시험문제가 유출되는가하면 미국 대입자격시험 문제 등 해외 시험 문제 유출까지 일어나면서 시험 부정 국가라는 이미지로 낙인을 찍히는 상황이 됐다.

정부의 규제에 따른 부정부패도 문제가 되고 있다.

초중고와 대학에 대한 교육청, 교육부 등이 관할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의 자율과 기관의 관리감독이 충돌하면서 부정비리가 발생하고 있다.

대학의 경우에도 등록금 인상이 억제되면서 정부의 재정지원에 점차 기대는 성향이 높아지는 가운데 교육부의 입김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 고위 관료의 대학 담당자를 통한 수뢰사건이 발생하기도 하고 교육감 측근의 비리가 발생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운영이 자유로운 미국 등과는 달리 사립대학조차 점차 정부에 길들여지는 관계로 되면서 부정비리의 싹이 자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구조조정 추진 역시 대학이 정부의 눈치를 보도록 만드는 시스템이 되고 있다.

대학 평가에 따라 등급에 따른 정원 감축 정책이 이뤄지면서 교육부의 입김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순실 딸 정유라에 대한 이대 특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재정지원 사업에 있어서도 반대급부로 사업을 몰아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가 없어져야 우리나라 교육이 산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규제 속에서 자율성을 상실한 학교들이 일괄적인 잣대로 평가받고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 김영란법 정착으로 청렴 문화 확산시키자

교육계가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학교 내신 평가 등의 반영을 통한 대학 진학이 이뤄지는 등 시스템이 정착되고 김영란법이 정착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성두 서울교육청 상근시민감사관은 “교육계에서 공무원들이 관료주의, 형식주의에 빠지지 말고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파악해 행정과 교육을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김영란법의 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조 감사관은 “이전에는 청탁성 전화를 자연스럽게 했었지만 이제는 상대방이 불편한 일을 겪을까봐 안하게 된다고 한다”며 “계량적인 지표가 아직 없지만 청탁배격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고 서서히 정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탁금지법의 경조사비 10만원 상한선은 부담이 될 수 있어 5만원으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조 감사관은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그동안에는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의 엄밀한 구분 없이 공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사적인 영역인 청탁이 이뤄지고 했는데 법적용을 계기로 구분이 엄밀해졌다”며 “예정에는 대학생들이 공공기관 인턴으로 가도록 해달라는 청탁 전화가 자연스러웠고 호의로 수용되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불가능해 지는 등 공적 영역에서 사적인 청탁을 받아줄 수 없게 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을 처음 제안했었던 김영란 전 대법관은 사회적으로 정착되는 과정이 필요하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법관은 시민단체인 흥사단에서 사회적 공헌이 크다고 인정해 상을 수여하려 하자 법이 사회적으로 정착되는 과정으로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법관은 법 시행의 정착에 개인과 시민사회, 정부기관 등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가운데 잘 정착되도록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