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취임 100일 구상' 따라 인수위 가동
2016-11-10 15:01
크리스 크리스티 인수위원장...의회·오바마 대통령과 불협화음 예상도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내년 1월 20일 취임식까지 인수위원회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초석을 다진다. 인수위 규모를 최소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취임 100일 구상'에 맞는 적임자를 기용한다는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인수위 규모는 과거 공화당 대선 주자들에 비해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과 정책 제안 등의 규모를 키우지 않고 효율성을 다지기 위한 뜻으로 뜻으로 풀이된다.
인수위는 위원장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지휘 아래 트럼프가 지난 10월 발표한 '취임 100일 구상'에 맞게 구체적 현안들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공언한 트럼프의 '취임 100일 구상'에는 △ '오바마케어' (국민건강보험) 전면 개편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수 △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 불법 이민자 200만 명 추방 △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 모든 에너지 개발 사업 재개 △ 법인세 인하와 소득세 개편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상·하원 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 만큼 '트럼프 이니셔티브'는 여소야대였던 오바마 정권보다는 의회 문턱을 비교적 쉽게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일부 어젠다에 대해서는 의회와의 마찰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 언론 NPR이 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공약을 대부분 환영하지만 의회 임기 제한 등 일부 안건은 의제로 다루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캠프는 '오바마케어' 전면 개편 착수에는 큰 부담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집무를 시작하면 당장 오바마케어를 철폐하겠다고 공언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권인수 절차 과정에서도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존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회동을 통해 차기 정권에서 추진해줬으면 하는 정책들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민자 정책과 무역협상, 외교 정책 등 정책 대부분에 대해 상충된 의견을 갖고 있어 대립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인수위에서는 차기 정부에서 함께 할 주요 관료들을 기용하는 작업도 이뤄질 예정이다. 한반도 정책을 포함한 외교·안보정책 등을 담당하는 안보팀에는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 캠프에서 보육·양성평등 정책을 담당했던 당선인의 딸 이방카 트럼프도 주요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나온다. 앞서 이방카는 행정부에 입성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정책 개발 등과 관련해 조언자 역할을 하는 특별 보좌관 형식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