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의 계절…‘4가 백신’ 혈투

2016-10-05 02:10
지난해 4가 독감 백신 2종서 올해 6종…한국백신 등 5개사 추가로 선봬
GSK “34개국 시판”…SK케미칼 “계란 알레르기 없어”

독감 백신 접종의 계절이 찾아왔다. 올해는 독감 바이러스 4종 모두를 예방할 수 있는 4가 백신을 두고 업체간 경쟁이 뜨겁다. 지난해 1개에 불과했던 4가 독감 백신은 올해 6종으로 급증했다. [사진=SK케미칼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독감 백신 접종의 계절이 찾아왔다. 올해는 독감 바이러스 4종 모두를 예방할 수 있는 4가 백신을 두고 업체간 경쟁이 뜨겁다. 지난해 1개에 불과했던 4가 독감 백신은 올해 6종으로 급증했다.

4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사 5곳이 4가 독감 백신을 내놨다.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 일양약품의 '테라텍트',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백신V테트라', 한국백신의 '코박스플루4가'가 올해 처음 나왔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도 함께 경쟁을 벌인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주사형 4가 독감 백신으로, 201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우리나라에는 지난해 국내 처음이자 유일한 4가 독감 백신으로 출시됐다.

사람에게 나타나는 독감은 A형 독감바이러스 H1N1나 H3N2, B형 독감바이러스 야마가타 또는 빅토리아에 걸려 발생한다. 4가 제품은 4종의 바이러스 모두를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이다.
 
기존에는 A형 2종과 B형 중 1종을 포함한 3가 독감 백신이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유럽의약품청(EMA)은 2013년부터 4가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3가 백신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스매치'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독감 백신은 WHO가 그해 독감을 일으킬 바이러스 유형을 예측하면, 업체들이 해당 바이러스를 조합해 만든다. 하지만 권고 바이러스와 실제 유행 바이러스가 맞지 않는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있다.

2014~2015년 홍콩에서는 이런 미스매치 때문에 800명 이상이 독감에 걸리고, 600명 이상이 숨졌다.

각 업체는 자신만의 강점을 내세우며 시장 잡기에 나섰다. GSK는 34개국에 시판되며 쌓은 접종 경험을, 녹십자는 국내 백신 시장 강자임을 강조한다.

GSK 관계자는 "한국에서 처음 나온 4가 독감 백신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완판을 기록했다"며 "한국 출시 동일 제품군 중 유일하게 전 세계 34개국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고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녹십자는 "수많은 백신을 개발한 경험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SK케미칼은 동물세포를 이용한 세포배양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대부분의 독감 백신은 달걀을 이용해 만든 유정란 방식 제품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세포배양 방식으로 만들어져 계란 알레르기 걱정이 없고, 항생제나 보존제도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4가 독감 백신 공급 규모는 녹십자가 450만 도즈(1도즈=1회 접종 분량), SK케미칼 250만 도즈, GSK 200만 도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