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추락 헬기 사고원인 규명 ‘난항’
2016-09-28 13:32
탑승자 3명 전원 시신으로 발견…헬기 동체 파손도 심해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해군이 동해상에 추락한 링스 해상작전헬기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종됐던 헬기 탑승자 3명의 시신은 모두 찾았으나 정확한 추락 원인을 규명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은 28일 새벽 0시 21분과 4시 28분 각각 부조종사 박모(33) 대위와 조작사 황모(29) 중사의 시신 2구를 추가로 인양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6시 정조종사 김모(33) 대위의 시신을 인양한 데 이어 헬기에 탑승했던 실종자 3명 전원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해군은 이날 수상함구조함인 통영함에 탑재된 수중무인탐사기(ROV)를 이용해 수심 1030m 해저에서 이들의 시신을 건져 올렸다.
해군은 시신을 모두 인양한 만큼 정확한 사고 경위 및 원인 조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군참모차장이 주관하는 사고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탑승자가 모두 숨진 데다 헬기 동체의 파손도 심해 원인 규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사고 해역 수심이 1㎞가 넘어 동체 인양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사실상 헬기 탑승자들의 음성이 녹음된 DVR(디지털음성저장장치)에 의존해야 하지만 이것만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아내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파고는 1m 정도에 바람도 세지 않아 악천후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헬기는 1999년 도입됐으나 30년 이상 운용하는 기종이라 노후된 것도 아니었으며, 최근 정비에서도 별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기체 결함이나 갑작스런 고장, 조종사의 비행 착각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에 임할 계획이다.
해군 관계자는 “기체도 모두 파손됐고 생존자도 없는 상황이라 원인 규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고 헬기는 지난 26일 오후 9시 5분경 동해상에서 한미연합 야간훈련을 하던 중 추락했다. 이 사고로 해군은 현재 운용 중인 20여대의 링스헬기 운행을 모두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