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후 한국경제] '지진·사드'에 쑥 들어간 4대 구조개혁

2016-09-19 08:00
정부 각 부처 당장 26일 국감 준비에 매달려…조선·해운 구조조정도 '강 넘어 불구경'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우리 경제의 핵심 현안인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과 조선·해운 구조조정의 시계가 올스톱상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과도한 경제 불안심리의 확산을 경계했지만, 하반기에는 한진해운사태 및 경주 지진피해 복구 등 국내 문제와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배치 등 외교안보 이슈로 경제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벌써부터 올해 국감이 북핵과 사드, 한진해운사태, 경주 지진 이슈에 매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추석이후 국감이 코앞…"다른일 못해"

추석 연휴 이후인 26일부터 제 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정부 각 부처에서는 국감자료 준비를 위해 추석연휴를 반납한 실국장들이 부지기수다. 
 

사진은 유일호(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이달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사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출석해 대화하는 모습.[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야당에서는 "얼마전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가 1차였다면 이번 국정감사를 2차 청문회로 생각할 것"이라며 벼르는 분위기다. 앞서 국회는 지난 8일부터 이틀간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연석으로 청문회를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다음달 15일까지 20일간 치러지는 '국감 전투'를 위해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대한 관심은 멀어질수 밖에 없다.

한 중앙부처 간부는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국감자료 요구가 와서 추석 연휴를 제대로 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조선과 해운 업종의 구조조정에 대해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원칙에 따라 추진되도록 관리 감독하겠다"고 누차 강조했다.

그러나 한진해운의 추가 자금 마련이 지지부진하면서 아직 34척의 컨테이너선이 세계 곳곳의 항만 인근에서 입항 대기 중이다. 한진해운은 현재 미국 뉴욕과 싱가포르, 멕시코 만잘리노 등에서 내주 초 하역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자금이 마련되는 대로 억류 선박이 많은 중국, 싱가포르 등지에서 하역 작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언제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 4대 구조개혁 '감감무소식'

정부의 핵심 정책인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도 후순위로 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노사정 대타협'에서 나온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20대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파견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4대 노동개혁 입법을 재추진키로 했다.

정부가 6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강조한 노동분야 대책의 골자도 ‘노동개혁 입법 재추진’이었다. 

결국 4대 구조개혁은 올해가 마지막 ‘골든타임’이지만, 대선 정국에 돌입하는 내년에 앞서 국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야당이 "쉬운 해고, 낮은 임금, 평생 비정규직을 강요하는 노동개혁 5대 법안은 반대한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분위기도 밝지 않다.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은 9일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와 관련,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 대한 과감한 개혁과 관리감독 강화를 비롯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금융 공기업은 새로운 기관장 임명을 앞두고, 낙하산 논란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통을 수반하는 구조개혁을 미루면,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정치권이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아무리 작은 규모의 구조개혁에도 정치권의 의지가 중요한데 (경제 상황이) 긴박해질 때까지 의지가 잘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