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완종 리스트' 홍준표 징역 1년6월 선고...법정구속 안돼(종합)
2016-09-08 11:38
홍 지사 "항소할 것"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심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홍 지사는 "노상강도 당한 느낌"이라며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는 8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근을 통해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1억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각 진술은 다른 사람의 진술 내용과 부합하고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해졌다고 보여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금품 전달자의 일부 진술이 객관적 사실이나 다른 사람의 진술과 일부 일치하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금품 전달 과정에 대해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홍 지사는 2011년 6월 중하순께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 회사 윤승모 전 부사장을 통해 보낸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 사건은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성 전 회장이 지난해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경향신문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홍 지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하며 불거졌다.
여기에 성 전 회장이 남긴 유력 정치인 8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까지 발견되자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3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리스트 인물 중 홍 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중간에서 금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윤 전 부사장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가 이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이다.
재판에서 검찰은 윤 전 부사장이 의원회관을 방문해 쇼핑백에 든 현금을 전달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등 홍 지사가 돈을 받은 정황이 객관적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 지사 측은 윤 전 부사장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고 다른 관련자의 진술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홍 지사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총리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2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24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아온 성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