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커피·롯데 효과 모두 잃은 롯데네슬레 '첩첩산중'
2016-07-28 00:01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네스카페 등을 운영하는 롯데네슬레코리아가 매년 지지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매출 150조원 이상의 세계 1위 식품기업 네슬레와 국내 최대 유통그룹인 롯데가 손을 잡은 게 무색할 정도다.
캡슐커피 시장의 성장으로 네슬레 계열인 네스프레소와 네스카페 돌체구스토가 양강체제를 굳히고 있어 롯데네슬레의 부진이 더욱 뼈 아픈 상황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네슬레는 지난해 매출 2740억원을 기록해 전년(2840억원) 대비 5%가량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13억원을 보였다.
하지만 커피믹스 시장에서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철옹성' 동서식품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게다가 2000년대 중반까지 2위였던 롯데네슬레는 합작사를 설립한 이후 남양유업에게도 밀려 한 자릿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커피믹스 시장 자체가 쪼그라드는 것도 문제다. 국내 믹스커피의 시장규모는 2012년 1조35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1조2800억원, 2014년 1조1500억원, 2015년 1조840억원 등 으로 매년 감소세다.
현재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네슬레 계열인 네스프레소와 네스카페 돌체구스토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네스프레소가 국내 캡슐커피시장을 개척했다면, 돌체구스토는 캡슐커피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네슬레코리아는 유한회사 특성상 매출을 공개하지 않지만 국내 캡슐커피 시장이 매년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두 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업부를 네슬레에 넘기면서 롯데네슬레는 중요한 성장동력을 잃었고, 커피믹스사업부 등 적자사업부만 네슬레와 공유하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네슬레가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 식품시장에 안일하게 대응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글로벌 본사와 한국지사 간의 의사 교류 시간이 오래 걸리고, 현지화에 맞춘 제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소비자가 외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