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경제는 완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 여파가 일부 남아 있는 만큼 이달에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CNBC 등 경제 매체가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연준은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물가상승 압력은 다소 미미하지만 대부분의 미국 지역에서 경제 활동이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보고서에서 "경제가 계속 확장됐다"고 표현했던 것과 비교하면 경기 회복에 대해 낙관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용시장은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6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28만 7000개)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고용 부진 우려는 다소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보기술, 생명공학, 보건서비스 등 전문직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에서는 임금 상승도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지난 3월부터 1.6%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가 다소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기록(1.7%)보다는 다소 떨어진 수치다. 소비지출 부문은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연준이 주요 물가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연준의 목표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목표는 2%다.

다만 이번 평가는 지난달 1일까지의 상황을 다루고 있어 미국 경제 전반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치러졌던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이후의 상황은 반영돼 있지 않은 만큼 완전한 분석 자료로 보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잠재적 불안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유럽 투자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로 인해 미국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베이지북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산하 12개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경기분석 결과를 종합한 평가서로, 매년 8차례 발표한다. 이번 보고서는 이달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달 FOMC는 26~27일 양일간 열린다.

시장 전문가 다수는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을 고려해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뉴욕증시가 4거래일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데다 지난달 고용시장도 회복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올해 말께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