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남중국해 판결, 미중 패권대결 격화

2016-07-10 14:21

중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에서 해상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고비가 될 국제법정의 판결이 12일 나온다. 지역패권을 둔 미국과 중국의 공방전이 한층 더 첨예해질 전망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오는 12일(현지시간)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에 대해 판결을 할 예정이다. 시차름 감안한다면 판결내용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12일 오후 6시즈음이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은 2012년 중국 선박이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된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에서 철수를 거부하자 2013년 1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PCA에 제소했다. PCA는 국제중재를 거부하는 중국의 반발에도 작년 10월 남중국해 분쟁이 관할권에 속한다며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갔다.

PCA가 판정해야 할 핵심은 중국이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는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의 법적 타당성과 중국측 인공섬의 법적 지위에 대한 판단 두가지로 좁혀진다. 국제재판소가 남해구단선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인공섬의 법적지위는 인정하지 않는 식으로 판결을 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판결은 중국과 필리핀·베트남 등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가 첨예하게 맞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한 첫 법적 판단이다. 국제기구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특히 미국이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항행의 자유' 군사작전까지 나서고 중국도 맞불을 놓고 있는 만큼, G2 국가인 미중 두나라 패권 대결에 대한 첫 판정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이들 관련국 간 대립과 남중국해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국제재판소가 남중국해에 대한 판결권이 없으며, 이로 인해 판결은 원천무효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번 판결은 중국에 불리하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때문에 판결이 나온 후 중국은 방공식별구역 선포, 인공섬 건설 가속 등 강경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역시 판결을 근거로 중국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