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M&A불허 후폭퐁' 좌절 케이블TV '초비상'

2016-07-06 14:49
4중고 해결책 ‘매각’ 계획, 차질 우려…자연스런 구조재편 ‘안개속’
케이블TV “이젠 정부 전폭적인 규제완화”뿐…미래부 움직임 ‘촉각’

[5대 케이블TV 사업자 로고들.]

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불허‘한 것으로 밝혀지자, 유료방송업계가 초비상에 걸리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어려운 시장 상황의 돌파구로 ‘M&A’ 카드를 선택하고 있었던 케이블TV 업계는 그야말로 ‘충격’과 ‘좌절’에 빠졌다.

6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지난 4일 ‘불허한다’는 내용의 M&A 심사보고서를 SK에 통보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위기에 빠진 케이블TV 업계의 구조개편도 안개 속에 빠지게 됐다.

열악한 수익구조, 콘텐츠 수급비용 가중, 사업자 규모 한계, 이동통신 결합판매 문제 등 4중고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케이블TV 업계는 그 해결책으로 ‘매각’을 타깃으로 삼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 성장 한계가 직면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길은 사업자간 합종연횡, 즉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와 같은 자율적 구조재편이 필요한 것으로, 여기에 기대를 걸어왔던 게 사실”이라며 “공정위는 시장 상황 자체를 너무 외면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이번 공정위의 M&A 불허 결정이 케이블TV 모든 업체에게 향후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SK에 넘어가면, 경쟁 업체들도 후속 M&A를 시도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케이블시장 구조개편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불허 결과가 나오면서 다른 업체들의 매각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 2위인 티브로드는 올 상반기 IPO를 추진했으나 냉담한 시장 반응으로 인해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고, 3위 딜라이브는 부도위기로 구조개혁을 더 이상 미룰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5위 현대HCN 마저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기업가치 하락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매각의 주인공이었던 CJ헬로비전의 경우도, 업계 1위임에도 불구 지난해까지 이어왔던 매출 성장세가 처음으로 멈췄고, 가입자수는 2014년 3분기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가 공정경쟁을 해친다는 결론을 내린 만큼, 이제 케이블TV 업체들은 방송통신 기업에게는 매각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심사보고서에는 “합병법인이 출범할 경우, 권역별 방송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가 강화될 우려가 있다”는 결정문건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상태다.

케이블TV 협회 관계자는 “권역별 점유율을 따지는 것은 전국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IPTV사업자 보다 중소 케이블업계를 더 규제하는 모순”이라며 “SO 지역독점에서 위성‧IPTV 경쟁 통한 독과점 해소, 가입자 점유율 3분의 1 규제를 통한 독과점 방지의 정책 일관성을 훼손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가장 타격이 큰 CJ헬로비전 측은 M&A 불허 소식에 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장장 7개월간 영업활동 위축은 물론 투자홀딩, 사업다변화 기회 상실로 영업이익, 미래성장성이 모두 하락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SK텔레콤에게 회사 주요 정보를 대부분 공개하면서 회사 실체를 보여준 것도 타격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극도의 고용불안에 시달린 직원들이 이번 결정으로 다시 벼랑 끝에 서게 됐다는 것”이라며 “피해를 온전히 CJ헬로비전이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습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미래부 방송정책 담당 관계자는 공정위 심사결과 발표 이전부터 “케이블TV 시장의 어려움은 잘 알고 있는 만큼, M&A 관련 어떤 결과가 나오든 회생 방안을 위해 업계와 같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M&A불허로 최종 확정될 경우 정부에 지역방송 사업자 케이블TV 생존을 위한 전폭적인 규제완화와 지원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유료방송사 방송매출 추이.(2011년~2015년) [그래픽= 임이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