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세퓨', 2가지 독성물질 임의로 섞어 제조...검찰 추가 확인

2016-05-12 13:46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사망자 14명을 포함해 28명의 피해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세퓨'가 2가지 독성 화학물질을 임의대로 섞어 제조된 사실을 검찰이 추가로 확인했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씨는 2009년 세퓨를 처음 제조할 당시 덴마크에서 수입된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원료로 사용했다.

'유럽연합(EU) 인증을 받은 최고급 친환경 살균제'로 소개돼 큰 인기를 끌던 세퓨는 원료 공급이 문제였다.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개발된 PGH는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에 오씨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의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으로 눈길을 돌렸다.

검찰은 오씨가 2010년부터 PGH와 PHMG를 함께 물에 희석해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검사는 물론 배합 매뉴얼도 없이 2가지 독성 화학물질이 동시에 사용된 것이다. 피해자 단체쪽에서는 오씨가 중국산 PHMG를 수입해 사용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PGH와 PHMG는 성분이 유사하지만 화학구조가 엄연히 다른 물질이다.

PGH가 PHMG에 비해 흡입 독성이 4배가량 강한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 2가지 물질이 섞였을 때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연구된 바 없다. 

검찰은 전날인 11일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 혐의로 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오는 13일 늦은밤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