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측 “BIFF 탄압은 오해, 보이콧에 의문 들어”

2016-04-20 16:17

김규옥 부산경제부시장(부국제 부조직위원장)[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를 두고 부산시와 영화인들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부산시 측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4월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는 부산시 측이 주관한 부산국제영화제(BIFF)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부산시 측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영화인들의 보이콧 선언 등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영화계는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촉구하며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영화제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틀째인 오늘(20일) 부산시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기사가 영화계의 입장과 시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부산시와 부산시민의 입장이 어떠한지 소통하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며 간담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렇듯 부산시 관계자들이 수도권 지역 언론기자들과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이례적인 일. 그동안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를 두고 지역 언론과 소통을 해왔다.

부국제 논란은 서병수 부산시장이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겸직하게 된 후 영화 ‘다이빙벨’ 상영 취소를 요구하며 벌어졌다. 이후 부산시는 지난해 초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를 종용했고 논란은 더욱 커졌다. 또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시 및 감사원의 받는 등 지난해 국고 지원이 대폭 축소돼 외압 의혹이 제기됐고 2016년 이용관 위원장 해임과 신규 자문위원 위촉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의 일을 겪으며 파국에 치달았다. 그리고 지난 18일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보이콧을 선언하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김규옥 부산경제부시장(부국제 부조직위원장)은 “오해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부산영화제와 부산시의 관계에 대해 탄압이라고 인식하는데 제가 부산에서 담당하는 입장으로서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가 가진 최고의 재산이다. 소중하게 아끼고 있고 20년간 키워온 영화제인데 ‘다이빙벨’이라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영화로 갈등이 촉발되고 봉합이 잘 이뤄지지 않아 갈등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영화제에서는 ‘다이빙벨’이 있어도 별다른 갈등이 없이 치러졌는데 올해에 와서 문제가 된 것이 이상하다. 이는 감사원과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임기만료 때문에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언론에서는 부산시가 감사원을 동원해 고발한 것처럼 말하는데 부산시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는 기관이지 감사하라고 시킬 수 없다. 또 감사를 요구받은 입장으로 이를 거부할 방법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김 부시장은 “서울에 있는 영화계 사람들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왜 부산의 것이냐고 하는데 우리가 20년간 가슴에 품고 키운 재산이기 때문에 애정이 많다. 앞으로 100년을 더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보이콧 하신 분들에는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굉장한 타격이다. 잘 되게 하긴 어려워도 망치기는 쉽지 않나. 부산 영화제가 제대로 치러지고 발전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시 측은 “감사는 부산시의 권한이 아니다”, “신규 자문위원 가처분신청은 대주주를 소액주주로 바꿨기 때문에 방어적인 입장으로 대처한 것”이라며 입장을 번복하기만 할 뿐 논란의 원인과 해결법에 대해서는 어물거리기만 했다.

영화인들이 요구하는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예술적인 부분은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국가의 재정지원을 받는 기관으로 공익적인 부분은 관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부산시는 내부쇄신을 위해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해촉했고 영화제의 자율성·독립성의 장치로 서병수 시장의 사퇴를 이야기했다. 내부쇄신의 진행과 대안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이 연구해보지 않았다”며 무른 답변만 번복했다.

또한 서병수 시장의 사퇴와 관련, 정관개정에 대해 질문하자 “부산시와 영화제간 이견이 있다”면서 “영화제 측은 조직위원장을 총회에서 선출하자는 의견이고 부산시는 선출위원회에서 선정하고 총회에서 승인받자는 의견으로 갈렸다“고 답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부산시와 간담회를 가졌지만 부산시 측은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거나 억울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영화계가) 보이콧을 할 만큼 독립성, 자율성을 침해하는 쟁점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사건이 부풀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김 부시장은 빠른 시일 내에 협의하고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며 “노력해서 영화계의 마음을 돌려야 하지 않겠느냐. 영화제는 흥행 비즈니스이며 잔치다. 손님이 많이 오셔야 한다. BIFF 집행위원회를 통해 영화계와 대화를 나누고 협의를 이뤄가고 싶다. 시는 영화제를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