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엘리트 탈북러시 이어지나…집단 탈출에 이어 북한군 대좌 망명까지
2016-04-11 14:52
"인민군 출신 탈북민 중 최고위급"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지난 7일 해외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북한 여성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출에 이어, 대남 공작업무를 담당하는 북한 정찰총국 출신의 북한군 대좌(우리의 대령)가 지난해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11일 확인되면서 북한 엘리트들의 탈북러시가 일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도 관련 내용에 대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해당 정찰총국 출신의 북한군 대좌는 인민군 출신 탈북민 중 최고위급이 것으로 알려졌다.
정찰총국은 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후임으로 대남담당 비서와 통일전선부장을 맡게 된 김영철이 이끌던 조직이다.
북한은 2009년 2월 대남·해외 공작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기존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과 노동당 산하 작전부, 35호실 등 3개 기관을 통합해 정찰총국을 신설했고, 군부 강경파로 알려진 김영철을 당시 정찰총국장에 임명했다.
정찰총국은 편제상 총참모부 산하 기관이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직보하는 북한 인민군의 핵심 조직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좌는 북한 정찰총국의 대남공작 업무에 대해 상세히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북한의 대남업무와 관련한 상당부분의 정보를 우리 군 당국이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중 접경지역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 탈북자 수는 감소했지만,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월 아프리카 주재 북한 외교관이 탈북해 국내 입국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이 외교관은 숙청 등 신변 위협이 두려워 한국행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작년에는 동남아 주재 북한 외교관이 탈북해 국내 입국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오는 5월 7일 제7차 당대회를 앞두고 무리한 외화 상납 등 압박이 심화되면서 북한의 엘리트, 중산층 이상의 탈북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중 국경지역 통제가 강화되면서 탈북민 수는 줄었지만, 해외 근무자를 중심으로 엘리트층의 탈북은 오히려 늘었다"며 "이는 김정은 공포통치의 여파와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동안 고위층 출신 탈북에도 불구하고 독재체제를 계속 유지시켜 왔다는 점에서 최근의 탈북 러시가 일과성에 불과하다고 분석한다.
그동안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 중 최고위급 간부는 지난 1997년 2월 망명해 2010년 사망한 황장엽 노동당 비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