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좁았던’ 김현수, ML 데뷔전서 멀티 히트
2016-04-11 08:30
김현수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2016 메이저리그 경기에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5-3 승리에 기여했다. 볼티모어는 개막 후 5연승을 달렸다.
개막 25인 로스터 잔류를 놓고 구단과 갈등을 빚은 김현수는 시즌 다섯 번째 경기 만에 출전 기회를 얻었다.
간절함이 멀티히트로 이어졌다. 김현수는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2루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우완 선발 제이크 오도리지의 시속 143㎞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타구의 방향이 절묘했다. 빗맞은 타구는 투수와 3루수 사이로 향했고, 오도리지는 공을 잡지 못했다. 김현수는 투수 앞 내야 안타로 1루에 진루했다.
이로써 김현수는 한국인 타자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데뷔 타석에서 안타를친 선수가 됐다. 김현수는 매니 마차도의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투런 홈런 때 홈을 밟았다.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김현수는 세 번째 타석에서 또 한 번 내야 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완 불펜 에라스모 라미레스의 시속 146㎞ 직구를 때렸다. 시프트를 한 2루수 로간 포사이드는 타구를 최선을 다해 따라갔지만,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멀티 히트를 기록한 김현수는 대주자 놀런 레이몰드와 교체됐다.
비록 잘 맞은 안타는 아니었지만, 김현수는 데뷔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그동안 가졌던 부담감을 덜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살렸다.
경기 후 김현수는 볼티모어 홈페이지를 통해 "긴장되는 하루였다. 타석에 오랜 기간 서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은 보이는 공을 맞히는 데 중점을 뒀다.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현수는 "팀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것이 매우 행복하다.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내가 매번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유일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행운이든 아니든 팀에 기여하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