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알파고'의 습격…RBS 투자자문 550명 A.I로 대체

2016-03-14 13:15
8분기 연속 적자에 비용절감 차원
RBS "투자 자문에 대한 수요 급변"

[사진=RBS 웹사이트 캡처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의 일자리 침공이 본격화되고 있다. 영국 최대 국영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 어드바이저를 도입하고, 대신 550개의 일자리를 줄일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에 감원되는 인력에는 투자자문역 220명, 보험상품자문역 200명 등이 포함됐다. 영국 정부가 7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RBS는 최근 8년 연속 적자를 냈다. 이후 정부의 지분매각 계획이 발표되자 비용 절감을 위해 사람 대신 인공지능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은행측은 창구에서 직접 제공하는 투자자문 서비스는 25만 파운드 (한화 4억 2500만원) 이상의 투자자로 제한할 방침이다. 종전에는 10만 파운드(한화 1억 7000만원) 이상의 투자 고객들에게 창구에서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해왔었다. 

이처럼 RBS가 투자자문 인력을 축소한 것은 새롭게 강화된 금융 규제의 영향도 크다고 FT는 분석했다. 2013년부터 도입된 규제에 따르면 금융자문을 해준 고객에게 심각한 투자손실이 발생될 경 은행은 많은 벌금을 물게 된다. 때문에 은행들은 소액 예금자들에게까지 금융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형 은행들은 저비용으로 소액 예금자를 포함한 다수의 고객들을 상대할 수 있는 수단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은행 고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재정상황을 묻는 문답지를 작성하면, 그 답변을 토대로 적합한 투자상품을 안내한다. 

영국에서는 넛메그를 포함한 여러 자산관리 서비스 사이트들이 속속 등장해 투자자문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며, 대형 은행들도 결국 이같은 변화를 추종하는 셈이라고 FT는 지적했다. 

RBS의 대변인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욱 더 많은 고객이 자신에게 적합한 투자 상품을 찾기를 원한다”며 “투자 자문에 대한 수요는 급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많은 고객들이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은행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흐름에 맞춰 RBS는 대면 자문 서비스를 줄이고 온라인 투자 플랫폼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