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취임 100일'...갤럭시 신화 이어갈까

2016-03-07 15:23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사진= 삼성전자 제공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오는 9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크레스) 2016'에서 자신의 첫 작품으로 공개한 갤럭시 S7에 그룹의 명운이 걸렸기 때문이다. 

고 사장은 삼성 갤럭시 개발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1984년 입사해 삼성전자의 거의 모든 휴대전화를 기획·개발하는데 참여했다.

지난해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이던 그는 1년만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무선사업부장에 선임됐다.  

고 사장은 3월말 출시 예정인 갤럭시 S7 판매의 성공적인 흥행을 이끌어야 한다. 이를 통해 애플과의 경쟁에서 업계 선두자리를 확실히 해야 한다. 특히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업체가 잠식해가는 중저가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 사장은 취임 100일 다음 날인 10일 언론을 대상으로 '미디어데이'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갤럭시 S7과 갤럭시S7 엣지에 대한 가격 및 마케팅 전략을 발표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 사장은 지난달 개최된 MWC가 첫 국제무대였음에도, 긴장한 기색없이 데뷔전을 잘 치뤘다"며 "영국식 발음이 인상적이었다는 점 외에도 삼성 내부에서 확실히 밀고 있는 인물이라는 느낌이 강했다"고 전했다.

고 사장은 언론에도 적극적인 편이다. 지난 2일 강남 서초사옥 출근길에서 "갤럭시 S7을 보여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흔쾌히 자신이 테스트용으로 쓰는 갤럭시S7 엣지를 꺼내 보이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요 외신들도 갤럭시 S7의 성공적인 흥행을 전망했다. 갤럭시 S7은 전작인 갤럭시 S6에는 빠졌던 외장 메모리카드(마이크로 SD) 슬롯을 상단 테두리 부분에 넣었다. 여기에 갤럭시 S5에 들어간 방수·방진 기능도 부활시켰다. 외신들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듣고, 이를 반영한 훌륭한 기능의 스마트폰'이라고 극찬했다.

고 사장은 이런 초기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갤럭시 S7의 출시에 맞춰 1년마다 새 스마트폰으로 교체해주는 렌탈 프로그램 ‘갤럭시 클럽’을 내놨다.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걱정거리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수익성 악화로, 실적성장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성수기임에도,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4분기 실적이 2조원대에 머물렀다. 

고 사장은 "휴대전화 사업이 어렵지 않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기술장벽이 사라진 상황에서 중국 제조사의 추격이 매섭다. 특히 샤오미와 화훼이는 중국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야망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성장 중심이 저가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업체가 고전해 매출과 영업이익측면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런 악재를 뚫고 삼성전자의 구원투수로 나선 고동진 사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