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터닝메카드, 아빠는 레고
2016-02-19 00:01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완구시장이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저출산, 문서 전자화로 시장 자체가 쪼그라드는 추세지만, 최근 어린아이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완구업계를 찾고 있는 것이다.
장난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1등 공신은 '터닝메카드'다.
터닝메카드는 지난해 2월부터 지상파와 어린이채널 등에서 방영되고 있는 국산 애니메이션이다. 다양한 종류의 미니카가 로봇으로 변신해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어린이날과 추석,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그야말로 '터닝메카드 대란'이 일어났고, 웃돈을 주고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1월 완구 매출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헬로카봇 로드세이버'를 제외하면 터닝메카드 시리즈가 레고, 또봇, 파워레인저 등 기존 인기 브랜드들을 모두 제치고 1위부터 10위까지 석권하는 전례 없는 기록을 기록했다.
아이들이 터닝메카드에 빠졌다면 '어른들의 장난감'으로는 레고가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28일 오픈한 온라인 완구 쇼핑몰 '토이저러스몰' 키덜트존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1월28일~2월16일, 20일간), '레고, 심슨 퀵키마트'가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1~15위 중 옥스포드 사의 '최후의 만찬'(9위), 스타워즈 인터렉티브 R2D2 RC(12위)를 빼면 모두 레고 제품으로 채워졌다.
'심슨 퀵키마트', '파리의 레스토랑',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 일부 인기 레고 제품들은 판매 시작 후 30분이 지나기도 전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소진되는 등 키덜트족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레고의 인기에 힘입어 토이저러스몰 키덜트존의 매출은 오픈 3일만에 1억원을 돌파했으며, 지난 17일에는 누적매출이 4억원을 넘어섰다.
완구류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킬러 콘텐츠'로 떠오르면서 유통업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마트의 가전전문 매장 '일렉트로마트'는 지난해 6월 일산 이마트타운에 오픈한 1호점은 개장 후 올 1월까지 목표매출의 100%를 달성했다. 키덜트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확인한 이마트는 올해 3월과 4월 각각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와 서울 영등포에 일렉트로마트는 추가 오픈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난감이 놀이문화, 취미활동으로 의미가 확장되면서 완구업계가 생활용품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소비층 역시 '아이'에서 '아이와 어른'으로 넓어져 앞으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