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최근 3년간 금융부채 15.6조원 감축

2016-02-02 14:20
비상판매체제 도입·임금피크제 시행

이재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난달 25일 춘천시에 소재한 강원지역본부를 방문해 '2016년 업무계획'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LH]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시계가 2년 만에 15조6000만원 감소했다. 사옥부지 매각 등이 아닌 토지·주택 판매를 통해 달성한 성과여서 더욱 눈에 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신용등급 또한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에서 모두 'AA'를 받았다.

2013년 6월 이재영 LH 사장 취임 당시 주변의 시선은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매년 임대주택 건립으로 5조원의 부채가 발생하는 사업구조상 부채 감축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축한 것이 '판매만이 살길이다'라는 각오의 비상판매체제다. 이재영 사장은 재고자산 판매를 통한 수입 극대화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하고, 기존의 정책수요 중심의 판매 전략을 버렸다.

대신 △대표이사(CEO)와 부서장간 '판매경영 계약' 직접 체결 △지역·사업본부별 판매실적 공개를 위한 '판매신호등' 운영 △미매각 과다 등 12개 중점관리지구 지정 △토지 리폼·가격 재산정 △민간제안형 공동개발 등의 경쟁적 판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LH는 최근 3년간 77조원 이상의 토지·주택 판매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토지·주택 판매 28조2000억원, 대금회수 24조8000억원으로 창립 이후 최대 성과를 거뒀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2013년 105조7000억원에 달했던 LH 부채시계는 이제 90조원 밑으로 떨어질 때를 기다리고 있다. 판매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임대주택과 행복주택 등 진행.신규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는 것이 LH 측 설명이다.

그 결과 신용등급은 상향 조정돼 국내 준시장형 공기업 중 유일하게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AA' 평가를 받았다. LH의 재무건전성이 회복됐음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현재 LH는 호전된 재무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대금회수 범위 내에서 사업비를 집행하는 등 부채가 추가로 증가하지 않는 선순환 사업구조를 마련·시행 중이다.

일례로 민간 기업과의 공동개발, 리츠 등을 통한 사업방식 다각화가 있다. 대규모 초기 투자를 통한 기존의 개발사업 방식은 LH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위험이 뒤따랐다.

이에 LH는 단지.주택 대행개발, 공공임대리츠, 패키지형주택건설 등 8개의 신사업 방식을 도입해 자체사업비를 줄이고, 민간의 참여를 활성화했다. 신사업 규모는 2014년 4조원에서 지난해 5조원으로 증가했다. 매년 신규사업비의 20% 수준을 신사업에 할당한 결과 재무개선 효과는 2014년 1조2000억원, 지난해 1조7000억원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공기업 최초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신입사원 130여명을 채용하고, 방만경영 해소 요구에 대해 선도적으로 퇴직금 및 구조조정 문제를 이행해 정상화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 신입사원 채용은 2012년 이후 3년만이다.

동시에 임대주택 공급 확대, 대학생·사회초년생을 위한 행복주택, 중산층을 위한 뉴스테이 등 주거안정 차원의 정부정책 사업을 차질없이 수행 중이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 및 새로운 도약을 목표로 사맜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등 시대 요구와 환경 변화에 대응한 미래 지속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도 부채 감축을 지속하기 위해 토지리폼이나 복합개발 등 다양한 판매활성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재영 사장은 "사회적 필요에 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사업모델 개발과 업무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건설기술 발전 선도와 미래여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건설기술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