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기자회견] 박근혜 대통령, "20대 국회는 최소한 19대 국회보다는 나아야" 정치권 작심 비판

2016-01-13 15:31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YTN 생중계 화면 캡처]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담화 및 신년기자회견에서 안보와 경제 두 위기를 언급하면서 "정치가 국민들을 위한 일에 나서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해 모든 정쟁을 내려놓고 힘을 합해주어야 하는 것"이라며 작심한 듯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자신이 언급했던 '진실한 사람'과 '배신의 정치 심판론'에 대해 "진실한 사람은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면서 "이외에는 다른 뜻이 없으며,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국회가 제대로 국민을 위해 작동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 심판론에 대해서는 "제20대 국회는 최소한 제19대 국회보다는 나아야 한다"면서 "20대 국회는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을 버리고 오로지 국민을 보고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나라 발전을 뒷받침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개정 국회법)' 개정 여부와 관련해 "당리당략을 위해 악용하는 정치권이 바뀌지 않는 이상 어떤 법도 소용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선진화법은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 국민이 제발 싸우지 말라고 (정치권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던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원활하게 국회를 운영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는데 이런 좋은 취지를 살려도 모자랄 판에 정쟁을 가중시키고 국회 입법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며 “그 때는 동물 국회였는데 지금은 식물 국회됐다고 한다. (문제는) 대한민국 국회 수준이 동물국회 아니면 식물국회가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수준밖에 안되냐는 것이다.”라며 국회를 비판했다.

여야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회까지 찾아가서 법안을 통과해 달라고 누누이 설명하고 또 야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설명하고 했는데 통과시켜 주지 않고 있다. 국민께 호소하고, 국민이 직접 나설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규제프리존 특별법 제정 방침과 관련해 웃으면서 "아휴 근데 뭐 지금 같은 국회에 어느 세월에 되겠습니까. 참 (법) 만들기도 겁나요"라며 "어쨌든 어떻게 되겠죠. 이렇게 간절하게 모두 노력하는데"라며 정치권을 꼬집었다.

대국민 담화 말미에선 "욕을 먹어도, 매일 잠을 자지 못해도,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으면 어떤 비난과 성토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람직한 당청 관계와 관련, "당과 청은 두 개의 수레바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은 당의 정책이 국정에 반영되도록 힘쓰고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해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그 결과를 공동 책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당이 정부를 적극 뒷받침하면 수직적 관계라고 비판하고, 정부를 당이 비판하면 쓴소리니 수평적 관계라고 하는데 이러한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 "당청이라는 것은 국정이란 목표 공유하는 것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당이 생각하는 것을 계속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헌론에 대해서는 "우리 상황이 블랙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는 정도로 여유있는 상황이냐"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면서 "개헌을 외치는 사람들이 개헌을 생각할 수 없게끔 몰아간다. 청년들은 고용 절벽에 처해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이러한 것을 풀면서 말을 해야지 염치가 있는 것이냐"고 개헌론자들을 비판했다.

한편,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수위를 달리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해선 “국제사회에서 여러 나라 지도자를 만나도 반 총장이 성실하게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더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사전 부패방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선진국으로 들어간다는 나라가 사방에서 만날 부패 터지고, 툭하면 비리가 터지고 그게 어떻게 선진국이 되겠습니까"면서 "국민도 열불나는 거죠"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기자회견에서 질문 세례가 이어지자 "답을 다 드렸는지요"라고 물은 뒤 "제가 머리가 좋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기억을 하지 머리 나쁘면 이거 다 기억을 못해요"라는 농담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