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강·에너지·조선·IT 업계가 주목할 '인도' 시장이 커진다
2016-01-04 15:27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내수시장 침체와 중국 성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기업이 올해 '인도'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중국을 대체할 제2의 해외시장 발굴이 절실한 지금, '세계의 공장'으로 변모하는 인도는 한국기업에게 강력한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철강, 에너지, 조선,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도의 성장잠재력이 확대되며, 한국 기업의 인도시장 개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자동차와 인프라 건설 활성화로 수요가 급증할 인도의 철강 시장이다. 값싼 중국 철강의 공습, 인도 정부의 수입 제품 규제강화 등으로 한계는 있지만 인도의 철강 수요 증대와 함께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철강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사들은 이미 인도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월 인도 시장의 철강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180만t 규모의 고급 자동차용 냉연강판 공장을 준공했다.
이어 8월에는 우땀갈바그룹의 슈리 우땀스틸앤드파워와 합작해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파이넥스공법을 이용한 연산 150만t 규모의 제철소를 새로 짓기로 합의하는 등 기술 수출에 나서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1년 인도에 두산파워시스템즈인디아(DPSI)를 설립한 것을 계기로 인도 발전설비 수주 경쟁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DPSI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지난해 10월 2000억원 규모의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하두아간즈 화력발전소용 발전설비 제작‧공급 사업을 수주했고, 지난달 말에는 1조1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보일러 공사 사업도 따냈다.
인도는 특히 국내 조선업계에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 정부가 조선업 발전을 위해 해외기업에 대한 발주와 건조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 조선업체는 최고의 파트너로 지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 대표 조선 3사는 지난해 인도가스공사 가일(GAIL)이 발주한 신조 액화천연가스(LNG)선 9척에 대한 입찰 참가를 결정하며 인도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가일의 LNG선 국제입찰은 수차례 연기 끝에 올해 2월 실시될 예정이며, 국내 조선 3사는 인도 업체와 합작을 통해 입찰을 준비 중이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큰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도 한국이 놓쳐서는 안 될 분야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2017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서고, 2020년까지 인도네시아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작년 43% 성장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26%, 17%의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현재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최강자인 삼성전자는 수년 전부터 현지 맞춤형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용 스마트폰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대신 자체 개발한 타이젠 OS를 탑재해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타이젠 OS 기반의 스마트폰 'Z1'과 Z3'를 인도에서 출시한 데 이어, 11월에는 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온(On) 5'와 '갤럭시온 7'을 선보이며 인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IT 업체의 인도전쟁이 올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현지 기업이 비약적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 샤오미, 화웨이 등 세계 경쟁업체의 인도 시장 점령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