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中 철강 수출 역대 최고...한국, 고가 제품으로 중국발 공습에 맞선다

2015-12-09 15:00

현대제철의 C열연공장. [사진 = 현대제철 제공]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반덤핑 제재 등 무역 방어막에도 불구, 중국의 '밀어내기식' 철강 수출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철강 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저가의 중국산 철강 공습 대응에 나서고 있다.

◆ 중국 철강의 공습, 내년까지 진행형
9일 중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1억1000만t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중국 전체 철강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사상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한 중국 철강업계들은 자체적 감산조치 등으로 살길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중국의 조강 생산량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은 이같은 움직임을 반영한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철강수요 하락에 따른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면서 업체들은 해외시장으로 저가물량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현지 업계는 내년에도 중국 철강 수출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겠지만, 반덤핑 조치 등으로 올해보다 더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중국산 철강 수출량이 내년에도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내년 말까지 시장경제지위(MES) 얻게 될 경우 중국산 저가 철강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MES는 원가, 임금, 환율, 가격 등을 정부가 아닌 시장이 결정하는 경제체제를 갖추었다고 상대교역국이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은 WTO 가입 당시 최장 15년간 '비시장경제지위'를 감수하기로 한 바 있다. 협정대로라면 내년 이후 MES를 얻게 되는 셈이다.

중국이 MES를 획득하게 중국에 대한 무역공세 방어막이 해제되면서 반덤핑 등 수입규제가 힘들어지게 되고, 이는 중국의 철강 수출 확대로 이어지면서 세계 철강업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한국 철강,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맞서
국내 철강업체들은 중국에 기술적 우위를 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확대를 통해 중국산 철강 유입에 맞설 전망이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 또는 고급강으로 불리는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WP 제품은 자동차강판, 전기장판, 고탄소강 등으로 일반강 제품보다 영업이익률이 훨씬 높다. 

실제로 포스코의 전체 철강 판매량 가운데 WP 제품의 비중은 2013년 30.9%에서 지난해 33.3%로 늘었다. 포스코는 WP 제품의 점유 비율을 올해 36%에서 2017년 50%, 2020년은 65%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내년 하반기까지 부산 공장에 총 250억원을 투자해 연산 10만t의 컬러강판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생산능력은 기존 65만t에서 75만t으로 확장,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동국 제강은 이번 투자가 국내 경쟁업체 및 중국산과의 차별화를 위해 지난 2011년 10월 런칭한 자체 컬러강판 브랜드인 '럭스틸(Luxteel)'의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 또한 고부가가치 강재 생산에 방점을 찍었다. 냉연 강판 등 자동차용 강판 생산을 늘리고 특수강 공장 생산시설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1295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 2냉연공장에 연산 50만t 규모의 고급 자동차용 고강도강판(아연도금강판과 알루미늄도금강판 등) 생산설비를 완공하고 내년 1월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특히,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본격적으로 착수한 특수강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우주항공·로봇·특수기계 등 고강도·고내구성을 요하는 핵심부품에 사용되는 특수강은 철강업계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