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혼돈의 EPL···레스터↑, 첼시↓

2015-11-28 08:36

[사진=왓포드 페이스북]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지난 주말 선두권을 형성하던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날이 나란히 패배하며 각각 3,4위로 밀려났다. 반면 작년 강등권을 헤매던 레스터 시티는 뉴캐슬을 격파하며 처음으로 1위자리에 올랐다. 아직 리그 경기의 30% 수준인 13라운드까지 밖에 치러지지 않았지만 1위부터 5위까지 승점 차가 4점 이내로 좁혀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등이 극강을 보이는 프리메라리가, 분데스리가와는 상반된 현상이다. EPL의 혼돈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시즌 혼돈의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 될 수 있다. 바로 레스터 시티의 약진과 디펜딩 챔피언 첼시의 극심한 부진이다.

실제로 레스터 시티는 지난 시즌 11승 8무 19패로 승점 41점을 따내며 14위에 머물렀다. 강등한 헐 시티와는 승점 6점 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시즌 이미 8승 4무 1패의 성적을 거두며 이미 승점 28점을 확보했다. 앞으로 몇 경기만 더 승리하면 작년 시즌의 승점을 따라 잡게 된다.

더 놀라운 건 득실차다. 작년 시즌 종료 시점에서 레스터 시티는 득점보다 실점이 8점이나 많았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득점이 실점보다 9점이나 많다. 이는 득점력 향상에서 기인한다. 놀라운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제이미 바디(13골), 팀의 공격을 이끄는 플레이 메이커 리야드 마레즈(7골)를 중심으로 28골을 쏟아 부으며 리그 최다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첼시는 4승2무7패로 승보다 패를 더 많이 당하며 리그 15위에 쳐져 있다. 지난 시즌 겨우 3패만을 당하며 2위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8점차로 압도적인 우승을 거둔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또 작년에는 38경기에서 32골을 실점해 경기당 실점율이 1골이 채 되지 않았고, 리그 최소 실점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13경기에서 23골을 실점하며 리그 최다 실점 5위에 위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첼시 페이스북]

초반 막강 화력과 탄탄한 수비를 뽐내던 맨시티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도 크다. 맨시티는 초반 첼시를 3-0으로 꺾는 등 5경기동안 11골을 넣고 한 골도 실점하지 않으며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이후 8경기에서 3승3무2패 16득점 13실점이라는 부진을 겪었다. 팀의 주포 세르지오 아게로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플레이메이커 다비드 실바마저 실려 나가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8월 2승1무1패로 부진한 아스날은 지난 9월26일 레스터 시티에 시즌 유일한 패배를 안기며 5연승을 거뒀지만. 이후 토트넘과 무승부를 거두고, 웨스트브롬에 패하며 주춤하고며 리그 4위에 위치하고 있다.

이 사이 토트넘과 리버풀은 조용히 상위권으로 올라오고 있다.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패한 후 리그에서 1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무승부(6경기)가 많지만지지 않는 경기를 하며 꾸준히 승점을 쌓았고, 리그 5위에 올라 호시탐탐 우승권에 진입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리버풀도 살아나는 듯하다. 클롭 감독이 부임한 이후 6경기 동안 1패만 기록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던 리버풀은 선두를 달리던 맨체스터 시티를 4-1로 박살내고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팬들은 이제 막 리버풀이 클롭의 스타일에 적응했을 뿐이라며 더 강한 리버풀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13라운드까지 절대 강자도 절대 강자가 없는 구도가 계속되고 있다. EPL의 하향평준화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지만 치열한 순위 다툼은 분명 팬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이후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첼시, 일정상 강팀을 만나는 레스터 시티의 일정, 박싱데이 등 다양한 변수들이 EPL의 혼돈을 더 극심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이번 시즌 EPL 우승팀이 누가 될지는 아마 시즌이 끝나기 까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