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코리아 '파워 氣-UP']현대차그룹, ‘현대속도’로 친환경차 시장 석권 노린다
2015-11-16 06:00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사건으로 환경문제가 새롭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현대차의 중장기 친환경차 전략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4년에 미래 자동차 시장인 친환경차 분야에서 강자로 부상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2020년까지 현재 7개 차종인 친환경차를 22개 차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소형에서부터 SUV에 이르는 친환경차 풀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등을 앞서 개발한 경쟁업체를 엄청난 속도로 따라잡는 것은 물론 추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중국시장 진출이 늦었지만, 빠르게 선두업체를 추월한 덕에 탄생한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현대차의 전략은 그동안 일본업계가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고 유럽업계가 디젤에 치중하던 전략과 비교된다. 일본에서는 까다로운 배출가스 규제 때문에 디젤차가 외면 받아 왔고 일본업계도 개발을 소홀하게 했다. 유럽업계의 경우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디젤 기술을 내세우기 위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목표’…파워트레인 대폭 교체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 “2020년까지 세계 최고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TFT’ 등을 중심으로 단계별 연비 향상 목표와 실행방안을 수립했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2014년에 하이브리드 4개 차종, 전기차 2개 차종, 수소연료전지차 1개 차종이던 것을 오는 2020년에 하이브리드 12개 차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6개 차종, 전기차 2개 차종, 수소연료전지차 2개 차종으로 확대한다.
하이브리드 진영에서 현대차의 최대 라이벌은 도요타다. 1997년에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카를 상용화한 업체이고, 프리우스의 판매도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내년도에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AE를 내놓으면 판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프리우스를 철저히 분석해 만든 AE는 상대적으로 모터 출력이 높아 운전재미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최근 발표한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에도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카를 내세우는 렉서스에 맞서는 전략이다. 지금은 쏘나타와 그랜저에만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지만, 향후에는 준중형차와 준대형차, 대형차, SUV 등 다양한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돼 선택의 폭을 넓히게 된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대량생산을 시작한 수소연료전지차는 1개에서 2개로 늘린다. 현대차가 투싼 FCEV를 내놓자 도요타는 FCEV 전용 모델 ‘미라이’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차종 다양화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렇게 다양해지는 친환경차 라인업은 차세대 자동차 경쟁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다져줄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차 개발과 함께 기존 내연기관의 효율도 대폭 개선한다. 특히 최근의 추세인 다운사이징을 적극 추진해 배기량을 줄이면서도 파워와 연비를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시장에 출시된 쏘나타 1.6 가솔린 터보나 1.7 디젤 등이 이를 반영한 대표적인 모델이다. 이와 함께 변속기의 다단화도 적극 추진해 최대 8단인 후륜구동용 변속기도 10단까지 늘릴 계획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가솔린엔진은 11~13%, 디젤엔진은 16~18%, 변속기는 2~9%의 연비향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현대기아차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차량 경량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차량 안전성을 증대시키면서도 차체 중량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초고장력 강판을 대폭 적용한다.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2014년 기준 33~52%이던 것을 2018년에 48~62%로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만의 독자적 친환경차 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메이커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친환경차 경쟁에서 시장 대응 차원을 넘어 미래시장 신 수요를 적극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