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폭스바겐 사태에서 배우는 교훈

2015-10-18 13:33

[산업부 이소현 기자]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폭스바겐 사태가 일파만파다. ‘거짓경영’으로 창사 78년간 지켜온 ‘국민 차’ 자존심이 한순간에 땅에 떨어졌다.

지난 9월 중순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기술의 나라 독일에서 열린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마틴 빈터콘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바겐의 재창조’를 선언했다.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20종 이상을 출시하고 커넥티트 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의 선언이 무색하게 분위기는 급변했다. 불과 일주일만에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이라는 넘어진 한개의 조각으로, 도미노가 쓰러지듯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라는 공든 탑은 삽시간에 무너졌다. 전세계 950만대 리콜, 빈터콘 CEO사임, 주가 30% 이상 폭락, 전 세계 고객 집단소송 등 사건은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폭스바겐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크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꼼수가 범죄로 발전하게 되면 기업의 존립마저 위태롭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이 폭스바겐 사태를 주시해야하는 이유다.

폭스바겐의 자동차 기술은 시장에 감탄을 불러일으켰지만, 잃어버린 신뢰로 고객의 감동을 앗아갔다. 기술만 남아있는 브랜드가 되느냐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느냐는 기업의 윤리 경영에 달렸다.

국내 기업은 무엇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에 대한 신뢰를 밑바탕으로 성장해야한다. 그간 한국의 사용차 업계도 국내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내수용과 수출용의 품질, 가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불만을 불식시키고자 현대차는 최근 쏘나타 내수용과 수출용 충돌테스트, 경영층과 고객간의 간담회 실시 등 ‘소통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런 소통이 보여주기 식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폭스바겐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