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SUV, 렉스턴W·코란도 투리스모 오프로드까지 점령

2015-09-10 15:21

신형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렉스턴W 가 칼봉산 계곡을 가로지르고 있다.[사진=쌍용차]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쌍용차 앞에 늘 따라 붙는 수식어 중 하나는 ‘SUV 명가(名家)’다. 정통 프리미엄 SUV인 렉스턴, 일상생활은 물론 레저용으로 제격인 코란도, 소형 SUV의 아이콘이 된 티볼리까지 다양한 SUV 라인업을 갖춘 쌍용차는 대한민국 대표 SUV 전문기업이다.

쌍용차가 상반기 티볼리로 돌풍을 일으켰다면 하반기에는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6에 맞춘 2.2ℓ 디젤엔진과 벤츠 7단 변속기를 새롭게 장착한 렉스턴W, 코란도 투리스모로 출사표를 던졌다.

신형 렉스턴 W와 신형 코란도 투리스모에 장착된 2.2ℓ e-XDi220 엔진은 최고출력 178마력에 최대토크는 40.8㎏·m로 기존 모델에 비해 성능이 향상됐다. 새로운 엔진과 변속기에 쌍용차 고유의 4륜구동(4WD) 기술이 어우러져 더욱 강력해진 주행성능이 제공된 것이다.

지난 7일 경기도 가평군 일대에서 신형 렉스턴 W와 코란도 투리스모의 주행성능을 평가할 기회가 주어졌다. 총 64㎞의 구간에서 일반도로는 물론 칼봉산과 방하리 오프로드 코스를 거쳐 주행성능을 평가했다.
 

신형 렉스턴 W[사진=쌍용차]


◆ 렉스턴 W, 험로에서 빛나는 탄탄한 주행성능... 품질감성은 아쉬워

신형 렉스턴 W는 국내 프레임 방식 차량 중 유일하게 유로6 파워트레인으로 개선했다. 그동안 수차례 연식변경으로 변화를 준 역동적인 외관은 도로 위를 압도한다. 전면은 LED 안개등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렉스턴 W 실내는 단순함과 깔끔함을 넘어 투박하기까지 하다. 실내는 새롭게 우드 그레인을 도입해 고급스러움을 유도했다. 그러나 밝은 갈색에 무광인 탓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중후함 대신 할아버지댁 오래된 장롱처럼 낡은 느낌을 가져다줬다. 티볼리 인테리어에서 보여줬던 감각적인 센스가 렉스턴 W에도 적용됐다면 ‘아저씨차’가 아닌 ‘오빠차’가 됐을 법도 하다. 젊은층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품질감성이 필요하다. USB 단자를 추가해 모바일기기 활용성을 높이는 등 실용성은 높였다.

렉스턴 W의 주행실력은 칼봉산 자연휴양림 일대 7㎞ 오프로드 코스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렉스턴 W만이 자갈밭, 계곡,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거침없이 질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안정적인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다. 급경사를 만난 오르막에서도 넉넉한 힘으로 무리 없이 넘어간다.

내리막길에서 렉스턴W의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한다. 경사로 밀리 방지 장치(HSA), 전복방지 보조장치(ARP), 경사로 자동 저속주행장치(HDC)가 탑재됐다. 특히 HDC 경우 기존 모델보다 속도감도 향상됐으며 급경사길에서 엑셀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가며 밟던 발재간은 필요 없는 운전의 재미도 준다. 특히 3중 구조 강철 프레임 바디를 통해 차량으로 전달되는 충격을 부드럽게 분산시키는 등 안정감을 준다.

기존 모델에 비해 최고출력과 토크가 각각 23마력, 4.1kg.m 상승했다. 전 모델과 힘에 있어서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지만 초반 가속 성능과 고속으로 갈수록 여유로운 배기량은 주행 안정감을 준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질끈 밟고 질주할 때 디젤의 힘도 느낄 수 있었지만 ‘부웅’하는 엔진음은 거칠지 않고 부드럽게 전달된다. 디젤차임에도 불구하고 정차할때와 주행할 때 소음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숙했다. 신형 렉스턴 W은 트림에 따라 2818만~3876만원이다.
 

신형 코란토 투리스모[사진=쌍용차]


◆ 코란도 투리스모, 넉넉한 미니밴에 SUV 감성까지 더해

코란도 투리스모는 전체적으로 남성미를 강조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외관은 블랙베젤 HID 전조등과 굴곡진 후드 캐릭터 라인 등으로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9인승 모델을 시승했는데 가족끼리 캠핑가기에 넉넉한 실내공간과 수납공간은 큰 장점이다. 다만 렉스턴 W처럼 실내 인테리어에서 오밀조밀하게 품질감성을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쉽다. 센터클러스터와 단정한 인스트루먼트 패널 은 운전자 주행안전성을 고려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기존 대비 출력은 14.8%, 토크는 11.3% 상승했다. 렉스턴 W와 같은 신형엔진을 사용하고 무게가 더 나갔지만 1400~2800rpm의 플랫토크 구간에서 탁월한 가속성능을 보였다. 벤츠 E-트로닉 7단 변속기와 맞물려 저속에선 부드럽고 고속에선 탁월한 연비가 특징이다.

정숙성도 잡았다. 주변 운전교육 중인 군용 트럭이 지나가도 노면의 진동만 느껴질뿐 풍절음이 크게 느껴질 정도로 불편하진 않았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온통 자갈밭에 구불구불한 7㎞ 방하리 오프로드 구간에서 제실력을 발휘했다.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내달린 오프로드 구간에서 전장이 5m가 넘는 차체와 2000㎏이 넘는 공차중량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힘 있게 헤쳐 나갔다. 전자식 4WD 시스템은 간단한 스위치 조작이 용이해 고속과 저속 4륜구동이 자연스레 전환돼 안정감을 더했다.

다만 급격한 코너링을 할 때 두꺼운 A필러 때문에 시야 확보가 쉽지 않았다. 작은 삼각형창인 쿼터글래스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30~40대 가장인 남성에게 어울린다. 넉넉한 실내공간 덕분에 가족들과의 캠핑이나 이동에도 자유롭고 SUV 감성을 더해 과격한 오프로드까지 질주 할 수 있는 만능 재주꾼이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2866만~3354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