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내 대기업 그룹이 설립한 공익재단들이 그룹의 핵심계열사 지분을 다량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30대 그룹 공익재단의 계열사 주식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35개 공익재단(22개 그룹)이 118개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회사 중 그룹의 계열사(비상장사 포함)는 76개로 전체의 64.4%를 점했다.

삼성그룹은 4개 공익재단이 14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 30대 그룹 중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가 8개, 한진과 동부가 각각 7개로 뒤를 이었다.

SK, 현대중공업, 두산은 각각 5개, CJ와 금호아시아나는 4개였다. 포스코, 현대, 영풍은 3개, 현대차와 LG는 2개, GS·KT·OCI·동국제강은 각 1개씩이었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5일 이사장에 선임된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생명 지분을 각각 4.68%, 2.18%씩 총 6.86%를 보유했다. 삼성생명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 계열사다.

또 삼성꿈장학재단은 삼성SDS 지분 3.9%를 보유 중이다. 삼성복지재단은 각 계열사 지분율이 1% 미만이지만 삼성화재(0.36%), 삼성SDI(0.25%), 삼성물산(0.15%), 삼성전자(0.06%)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정몽구재단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4.46%와 이노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대주주(23.29%)로 있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롯데장학재단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있는 롯데제과 지분을 8.69%나 보유하고 있고 롯데칠성음료(6.28%), 롯데푸드(4.1%) 등 다른 상장 계열사 지분도 비교적 높은 비율로 보유했다.

두산연강재단 역시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두산 보통주 8.05%와 우선주 21.28%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의 양현재단은 유수홀딩스 9.9%와 한진해운 1.94%, 정석물류학술재단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정석기업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아산사회복지재단은 현대중공업 지분 2.53%를 보유 중이며, 동부문화재단은 동부화재 지분 5.59%를 갖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금호타이어 지분 2.77%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SK, 포스코가 설립한 공익재단은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이 눈에 띄게 적었다.

SK의 한국고등교육재단은 SK케미칼(1.02%), SK네트웍스(0.33%), SKC(0.2%)의 지분을 소량 보유하고 있다. 행복나눔재단은 사회적 기업 육성 차원에서 운영 중인 행복나래(5%) 지분을 갖고 있다.

포스코의 포스코청암재단도 그룹 핵심인 포스코 지분 소량(0.03%)과 조선내화(4%), 포스코엠텍(2.36%) 지분을 보유했다.

한편, 공익재단들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가치는 상장사 기준으로 5조4311억원(5월26일 종가기준)에 달했다.

삼성이 3조4247억원 규모로 전체 63.1%의 비중을 차지해 규모가 가장 컸고, 롯데는 5214억원(9.6%)로 뒤를 이었다. 이어 현대차는 3777억원(7%), 현대중공업은 3435억원(6.3%)으로 가치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