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대일로 전략' 향한 우려의 목소리

2015-04-27 10:42
혈세낭비·반중감정 등

20일(현지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은 경제회랑 건설과 관련한 30여 개 양해각서를 비롯해 모두 51개의 양해각서를 체결했[사진=중국 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계획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해상 실크로드) 전략이 중국 파키스탄간 460억 달러(약 49조7000억원) 규모 경제회랑 건설 사업을 시작으로 실질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시작과 함께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터져 나오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7일 보도했다.

미국 토레도대 경제학 교수 겸 아시아연구소 주임 장신(張欣)은 최근 미국의 소리(VOA)방송에 보낸 기고문에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을 중국인의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야 할 수렁이 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장 교수는 460억 달러는 14억 중국인이 1인당 200위안씩 내야 충당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돈이라며 이는 중국 역사적 국가사업이라 부르는 싼샤댐 건설사업에 투자한 금액인 260억 달러보다도 훨씬 많은 금액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 국내 경제학계에서도 파키스탄 투자와 일대일로 전략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높지만 공개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중국 지도부가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천쓰(陳思) 인도중국경제문화촉진회(ICEC) 화남지역 대표 비서장도 “일대일로 전략의 첫 번째 행보를 파키스탄에서 시작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천 비서장은 지난 2010년 ‘해상 실크로드 부흥사업’을 처음으로 언급한 인물이다.

천 비서장은 “그렇게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데 따른 리스크는 매우 크다. 분명 파키스탄 내 중국에 반대하는 급진적 종교단체의 공격 표적이 될 것”이라며 "사업이 도중에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국제 사회에 일대일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사업 추진을 서두르면서 사업 리스크 검토 등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일대일로 전략은 국가 주도적이 아닌 기업 주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3년 9월, 10월 제시한 것으로 세계 인구의 60%에 이르는 40억명,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에 달하는 20조달러 규모의 60여개국을 아우르겠다는 중국의 미래 국가전략 사업이다. 이를 위한 400억 달러 규모의 실크로드 기금을 마련하고 일대일로 추진의 자금조달 창구가 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설립했다.

외신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판 마셜플랜’이라 칭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황폐한 유럽 국가를 지원하는 미국의 대외원조 계획인 마셜 플랜처럼,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을 위해 중국이 막대한 자금을 해외에 투자해 유라시아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실제로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국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의혹의 시각도 나온다. 특히 인도·스리랑카 등 일부 동남아 국가는 여전히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줄곧 일대일로 전략을 통한 국가 간의 '공동 운명체'를 강조하고 있다. 시 주석도 지난 3월 보아오포럼 기조 연설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는 중국의 독주가 아닌 주변국과의 합창”이라며 일대일로를 통한 아시아의 운명 공동체 구축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