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윤규 LS운용 대표 "원칙은 균형ㆍ위험ㆍ세계화"
2015-03-23 11:02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균형과 위험, 세계화가 제가 생각하는 투자원칙이죠."
이윤규 LS자산운용 대표는 34년 경력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23일 아주경제와 만나 이렇게 요약했다. 주식과 채권 펀드매니저로,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최고경영자(CEO)로 수십년 동안 일해 올 수 있게 한 원칙은 바로 이 세 가지라는 것이다.
우선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균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수익률만 좇다보면 손실이 날 확률도 그만큼 커진다. 투자한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이 부도를 내거나 주식이 작전세력에 휘말릴 수 있기에 위험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국내에만 머무르는 것 역시 곤란하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해야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이윤규 대표는 대외적인 위험에 담대해지라고 조언한다.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13년까지 그는 사학연금에서 자금운용관리단장을 맡았고, 높은 수익률로 호평을 받았다.
이윤규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단기 충격에 의연해야 함을 배운 것 같다"며 "당시 이사회 승인까지 요청하며 손절매를 피했던 게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윤규 대표는 "우리 증시가 꽤 괜찮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동성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상품을 내놓는다면 주식형·주식혼합형 공모펀드일 것"이라며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는 4월 이후에는 부동산 대체자산 투자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투자만 고집해선 안 돼"
이윤규 대표는 국내 주식만을 고집하는 이른바 '홈바이어'에 머물지 말고, 해외로 눈을 돌리라고 말한다. 자산 유형도 주식이나 채권뿐 아니라 대체자산까지 넓혀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라는 것이다.
이윤규 대표는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국내 최고 주식으로 삼성전자를 꼽지만 세계에는 이런 회사가 수천 개는 있다"고 말했다.
더 넓은 지역에서 더 많은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인력이나 전산시스템 같은 인프라가 먼저 필요하다. 지금보다 규모가 훨씬 큰 운용사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윤규 대표는 "국내에는 85개 운용사가 있으나 대부분 규모가 영세한 편"이라며 "인수합병(M&A)을 통해 더 큰 회사가 나와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34년 버티게 한 것은 평판"
이윤규 대표는 올해로 34년째 금융투자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입문한 동기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다. 그는 번번이 되풀이돼 온 구조조정 바람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로 실력과 네트워킹, 운을 꼽았다. 아무리 좋은 실력이나 스펙을 갖췄어도 평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윤규 대표는 "상대가 믿고 돈을 맡기는 데에는 평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마찬가지로 회사 대표를 뽑을 때에도 평판이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이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최선을 다해 행동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윤규 대표가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동부자산운용, 메가마이다스, 사학연금, LS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도 이런 점이 큰 영향을 줬다.
그는 "재능기부 차원에서 필요한 곳에 강의도 다닐 계획"이라며 "쓰일 수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LS자산운용은 현재 주식과 채권에만 투자하고 있으나, 연내 사모투자에 한해 대체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부동산 관련상품도 만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