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실손의료보험 자기부담금 늘어…보험업계 절판마케팅 치열

2015-03-23 14:08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보험설계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내달부터 실손의료보험의 자기부담금이 늘어 이달 중으로 높은 보장률의 상품을 판매하려는 절판 마케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업 감독규정에 따라 4월 1일부터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은 자기부담금이 기존 10%에서 20%로 오르고 치료비의 80%만 보장받게 된다. 기존 의료비 90%보장 상품은 판매가 중단된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안정화 방안'에 따른 조치다. 가입자들의 과잉진료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실제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등 10개 손보사가 판매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3년 연속 급증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2011년 78.4%에서 2012년 83.0%, 2013년에는 91.2%로 올랐다. 현대해상은 2011년 102.4%, 2012년 111.2%, 2014년에는 125.7%를 기록했다. 동부화재는 같은 기간 95.9%에서 99.6%, 2013년에는 116.7%를 나타냈다.

자기부담률이 높아지면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보다 저렴해지지만 그만큼 가입자가 병원 치료 시 부담해야 할 돈은 더 많아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달 중으로 보장률이 높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려는 문의도 늘고 있다.

특히 설계사들은 절판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A생명보험사 설계사는 온라인의 한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부터는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도 치료비의 80%만 보장 받을 수 있습니다. 이달 중으로 가입을 서두르세요"라는 문구로 가입을 유치하고 있다.

B손해보험사 설계사도 "자기부담금 증가 소식에 따라 실손의료보험 가입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보장률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무조건 자기부담금이 낮은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지만은 않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젊은 연령층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낮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낮추는 것이 유리하지만, 병원 이용이 잦은 고연령층의 경우 오히려 보장률이 높은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며 "어느 한 쪽이 좋다기 보다는 개인에 상황을 잘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