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재벌 리카싱 '세기의 합병안' 깜짝 발표…대대적 사업재편
2015-01-11 10:38
'리카싱 제국' 부동산·비(非)부동산으로 사업 분리
그룹 지배구조 명확·은퇴후 승계구도 닦아…일각에선 홍콩사업 철수 우려도
그룹 지배구조 명확·은퇴후 승계구도 닦아…일각에선 홍콩사업 철수 우려도
리카싱 회장은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깜짝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투자회사인 청쿵실업(0001 HK)과 항만, 통신 사업 등을 하는 허치슨 왐포아(0013 HK)를 합병한 후 다시 부동산과 비부동산 사업으로 분리해 각각 CK부동산(長地), CKH지주회사(長和)라는 두 개 기업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번 사업재편안은 올해 상반기 내 완성될 예정으로 사업개편후 창장실업과 허치슨왐포아는 홍콩 증시에서 저절로 상장 폐지되며, 대신 CK부동산과 CHK지주회사가 향후 홍콩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리카싱 회장은 "사업 구조 개편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제공할 것"이라며 "그룹의 경영 승계 계획 준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리카싱 회장은 은퇴후 장남인 리저쥐(李澤鉅·빅터 리)에게 그룹을 물려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업개편안에 따르면 리카싱 회장이 새로 설립되는 2개 회사 이사회 주석을 맡으며, 장남 리쩌쥐(李澤鉅·빅터 리)가 2개 회사 부주석 겸 이사총경리를 맡게 된다.
국내외 언론들은 리카싱 회장의 사업개편안에 대해 '세기의 합병', '홍콩 사상 최대 합병'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도 리카싱 회장의 이번 사업개편안에 대해 기업 지배구조가 더욱 투명해지고 승계구도가 한층 명확해지면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리카싱 회장은 신규 설립되는 회사를 조세를 부과하지 않는 영국령 케이맨 제도에 법인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리 회장이 홍콩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리카싱 회장은 "국영 기업을 포함해 홍콩에 상장된 기업의 75%가 케이맨 제도에 법인을 등록하고 있으며, 유행을 따르는 것"이라며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리카싱 회장의 자산은 경제전문지 포스브 추산으로 작년 말 기준 335억 달러(약 36조5000억원)로 홍콩 내 1위를 유지했다. 그의 기업은 세계 52개국에 걸쳐 27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