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 출시 한 달, 스마트폰·이통시장 지형 바꿔…출고가↓·지원금↑

2014-11-30 08:30

아이폰6(왼쪽)와 아이폰6플러스



아주경제 박정수·박현준 기자 = 애플의 아이폰6 출시 한 달 만에 국내 스마트폰과 이동통신시장 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요지부동이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고가는 아이폰6 출시와 함께 잇따라 인하됐고 단말기 보조금도 일제히 올랐다.

특히 아이폰6가 처음으로 대화면을 선보이자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한 삼성전자가 일부 구형 단말기마저도 출고가를 인하하면서 단통법으로 얼어붙었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모처럼 활력을 되찾았다.

아이폰6 출시 초 '아이폰 대란'이 발생하며 일부 부작용도 나타났으나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 있어 단통법 자체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어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 스마트폰 출시일 당기고·출고가 내리고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출시 전부터 애플이 처음 시도하는 4.7인치와 5.5인치의 대화면에 많은 기대감을 갖게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경쟁사들은 신제품의 출시시기를 앞당기고 출고가를 내리는가 하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엣지 출시일을 10월 28일로 앞당겨 아이폰6보다 3일 먼저 국내 시장에 내놨다. 갤럭시 노트4는 이보다 약 한 달 앞선 9월 26일 출시됐다. 갤럭시 S5, 갤럭시 그랜드 등 구형 모델들의 가격도 일제히 내려갔다. 아울러 아이폰6 출시일과 같은 날 갤럭시 A5와 A3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두 제품은 풀 메탈 디자인이 적용됐고 갤럭시 시리즈 중 처음으로 5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탑재하고 6가지 색상을 갖춰 젊은 소비자 층을 타깃으로 삼았다.

LG전자도 G3 비트 등의 가격을 인하하며 대응에 나섰다. 또 독자 개발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한 5.9인치 화면 크기의 G3 스크린을 선보였고 화면 상단에서 눈이 움직이는 독특한 콘셉트의 스마트폰 ‘아카’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팬택은 베가 아이언2와 베가 팝업 노트의 출고가를 각각 35만2000원으로 크게 인하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통3사 아이폰 고객 모시기 치열

이동통신 3사가 아이폰6 출시를 기점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고객 유인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우선 이동통신 3사는 소비자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단말기 보조금을 상향 조정하고 '중고가 선보상 할인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폰 구매 고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줬다.

아이폰 보조금 인상 움직임은 KT가 가장 먼저 보였다. 지난 12일 KT는 '순완전무한 77' 기준 아이폰6와 플러스(16GB) 모델 보조금을 기존 19만원에서 22만6000원으로 3만6000원 올렸다.

이어 LG유플러스도 14일 'LTE 무한대 89.9' 기준 아이폰6 보조금을 18만5000원에서 2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아이폰6 플러스는 24만원)했고, SK텔레콤은 17일 'LTE 100' 요금제 기준 아이폰6 보조금을 17만원에서 22만원으로 올렸다.

여기에 이통 3사 각사는 신규 및 기기변경으로 구매한 단말기를 18개월 후 반납하는 조건으로 선 보상을 받아 단말 구입 비용을 경감할 수 있는 리스프로그램(SK텔레콤 프리클럽, KT 스펀지플랜 제로, LG유플러스 제로클럽)을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애플의 아이폰6 공식 출고가는 78만9000원으로 20만원선의 보조금과 30만원 대의 선보상, 가입 점포에서 주는 15% 추가 보조금 할인을 지원받으면 20만원대에 아이폰6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이외 이통 3사는 2년 약정 시에만 받을 수 있었던 12% 요금할인을 1년만 약정해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다음 달부터 약정 요금할인 위약금을 폐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경우 가입비도 1년 앞당겨 폐지했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들은 소비자들의 효용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이다. 더구나 그간 이통 3사가 소홀하던 '내 고객 지키기', 소위 리텐션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단말기 구입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전처럼 보조금 과열이 없어짐에 따라 통신사 수익개선이 예상돼 고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아이폰6에 대한 통신사와 제조사 간 마케팅 공조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유독 낮은 아이폰의 점유율 상승에도 한몫할지 관심이다.

이영소 한국IDC 연구원은 “보통 4분기는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하는 시기라 아이폰의 점유율이 상승한다”며 “4분기를 제외한 평소에는 아이폰의 점유율이 6%대이지만 올해 4분기는 10%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