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대변혁] 결제방식의 변화에 이어 수단까지…"비트코인 심상찮다"
2014-11-30 08:04
비트코인의 영역 확장 '기존 결제시스템 보완'…금융 OTT의 확산
비트코인의 경우 한때 '몰락설'이 언급될 정도로 관심권에서 멀어졌었지만 여전히 기존 결제방식을 보완할 최고의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CJ E&M이 영화 추천 전문 주문형비디오 서비스 '빙고'에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추가하면서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또 IT를 기반으로 비금융 기업들이 결제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는 현상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발명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비트코인을 비롯해 신개념 결제수단들이 지속적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비트코인 거래 메커니즘의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지난 2월 현재 비트코인 거래소는 전 세계 30여개국에 186개가 설립돼 있다. 미국에는 가장 많은 39개의 거래소가 설립돼 있으며 유럽 22개, 우리나라에는 5개의 거래소가 설립됐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초 중국인민은행이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했고, 유럽의 주요 정책당국도 잇따라 비트코인 사용에 주의를 당부하자 50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지난 2월에는 일본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 곡스가 파산하면서 비트코인의 몰락이 예상됐다.
하지만 여전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생태계는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5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 4553개의 오프라인 상점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연초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김자봉 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이 제도적으로 안정된 화폐가 되기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거래가격이 지극히 불안정하고 자금세탁, 마약거래 등 불법적 거래의 수단으로도 활용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최근 몇년간 결제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OTT(Over The Top)의 확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금융 OTT란 강력한 사용자 플랫폼을 바탕으로 통신사, 금융사, 콘텐츠 사업자 위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신생 사업자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금융 OTT 업체로는 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다음카카오 등이 있다. 이보경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OTT가 결제시장의 새 강자로 등장하면서 기존 결제시장 밸류 체인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제 결제는 독립산업이 아닌 커머스, SNS, 모바일OS 등 플랫폼에 '내재화된 결제'로 개념이 재정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국내 시장은 엄격한 금융규제 등으로 인해 금융 OTT의 진입이 부진했다"며 "다만 글로벌 전자상거래 확산으로 국내 결제시장에도 규제완화 움직임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에서 볼 수 있듯 비금융업종 기업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며 "국내 금융회사들은 자회사 형태로 인터넷전문은행을 확보하거나 이들 회사와 제휴하는 경쟁전략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