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노조·주전산기…난제 직면한 '윤종규호'

2014-11-04 07:37

서울 명동 소재 KB금융지주 본사[사진=KB금융지주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KB금융그룹이 이달 말 윤종규 회장 내정자의 공식 취임을 앞두고 난관에 직면했다.

당장 역점 사업 중 하나인 LIG손해보험 인수가 늦어지면서 최소 30억원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국민은행 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의 특별수당 지급 요구를 비롯해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유찰, 카드 수수료 협상 난항 등이 겹쳤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금융위원회의 자회사 편입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LIG손보 인수 계약에 따라 거래 종료 예정일인 지난달 27일 이후 하루에 1억1000만원 규모의 지연이자를 대주주인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에게 지급해야 한다.

금융위 정례회의는 오는 12일과 26일 열리지만 금융권에서는 당장 12일 회의에서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가 KB금융 사외이사들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으나 사외이사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6일 인수 승인을 받은 뒤 거래 종료 절차를 밟아도 KB금융은 구 회장 일가에 30억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국민은행 노조의 거센 요구도 윤 내정자가 풀어야 할 과제다.

노조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국민은행장 집무실 복도를 점거하며 특별수당 지급을 주장했다. 올해 초 KB국민카드 정보유출 사건으로 인한 직원들의 야근과 휴일근무 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노조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연말 임금단체협상과 연계해 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KB사태로 촉발된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31일 주 전산기 교체사업 재입찰을 마감했으나 유닉스 시스템 관련 업체들이 불참하고 국민은행의 기존 메인프레임 체제를 운영해 온 한국IBM만 참여했다. 때문에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유닉스 기종에 한정해 주 전산기 교체 입찰을 진행했으나 SK C&C만 참여해 사업자 선정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전날 주 전산기 교체를 위한 입찰을 재공고했으나 이번에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KB국민카드의 가맹점수수료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를 놓고 KB국민카드와 현대자동차의 수수료율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와 현대차는 자동차 구입 대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할 경우 할부금융사가 카드사에 결제대금을 갚아주고 고객은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금을 내는 상품에 대한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수수료율 대폭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나 KB국민카드는 관련법상 대폭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지난 1일 가맹점 계약이 종료됐으며 추가협상을 위해 오는 10일까지 한시로 계약이 연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