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HP, PC와 프린터 부문 분리 발표 '경쟁심화에 따른 전략 전환'

2014-10-07 15:27

[HP가 PC부문과 프린터 사업 분리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미국 최대 IT업체 휴렛팩커드(HP)는 6일(현지시간) PC부문과 프린터 부문을 분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HP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PC와 프린터 부문의 분리는 경쟁 심화로 인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HP의 주력부문 분리로 인한 전략전환은 업계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HP의 회사 분할은 PC와 프린터 부문의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할당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2015년까지 모든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또 PC와 프린터 부문이 분리돼도 회사명은 ‘HP'를 그대로 사용하고 현재 로고도 그대로 계승된다. 그러나 HP 본사는 PC와 프린터 부문 분리 후 기업용 하드웨어와 IT서비스에 집중하는 'HP 엔터프라이즈’로 회사명이 변경된다.

매그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HP엔터프라이즈와 HP(PC, 프린터부문) 회장으로 취임하고 새로 출범하는 HP CEO는 디온 와이즐러 상급 부사장이 취임한다.

2013년 10월 분기의 HP의 PC와 프린터 부문의 매출액은 559억 2500만달러(약 60조원)로 HP 전체 매출의 49%를 차지한다.

미국 조사회사 IDC에 따르면 HP는 2012년까지 PC의 세계 출하대수에서 1위를 기록했으나 지난 해 중국 레노버 그룹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한편 프린터 부문은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 심화로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HP는 2011년에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와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져 PC사업의 분리를 검토했으나 철회한 경위가 있다. 이후 별도였던 PC와 프린터 부문을 통합하고 비용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진행시켜왔다.

매그 휘트먼 CEO는 6일 전화회견에서 “3년전과 비교해 경쟁력이 상승한 지금이야말로 분이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분리로 탄생하게 될 HP와 HP엔터프라이즈는 PC와 프린터, 기업용 IT기기, 서비스 분야에서 업계 재편의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매그 휘트먼 CEO는 이에 대해 “각각의 회사에서 M&A기회를 살려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HP는 경영 재건의 일환으로 5000명의 인원 삭감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에도 1만6000명 삭감했다.

HP는 지난 2012년 5월에 전체 종업원의 약 8%에 해당되는 2만7000명을 삭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으며 그 후 계속해서 인원 삭감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