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SK, 전기차 배터리 수주 전쟁
2014-09-01 14:59
유럽과 중국 시장서 앞다퉈 수주 성공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계 빅3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한 배터리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는 최근 세계 최대 시장으로 주목되는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앞다퉈 수주에 성공하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달 20일 글로벌 최대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폴크스바겐그룹의 자회사 아우디와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아우디를 고객사로 추가하면서 기존 GM,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현대∙기아차, 포드 등을 포함해 글로벌 10대 완성차 그룹 중 6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을 기준으로 상위 10개사 가운데 LG화학의 고객사인 폴크스바겐그룹(2위), GM(3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4위), 현대∙기아차(5위), 포드(6위)가 포함된 것이다. 이 업체들은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8441만대)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계약 체결로 LG화학은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매출을 확보했다"며 "아우디는 모회사인 폴크스바겐그룹 내 배터리를 공급받는 차량과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종이 많아 대규모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LG화학은 지속적인 수주 확대를 통해 시장 지위를 더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중대형배터리 분야에서만 누적 매출 10조원 이상을 달성, 확실한 글로벌 1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BMW의 전기차 i3는 올 상반기에만 5000대가 넘게 판매되며 삼성SDI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재 삼성SDI는 BMW 외에도 크라이슬러, 마힌드라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최근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중국 시안에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SDI 시안공장은 내년 10월 본격 가동을 목표로 전기차용 배터리 셀 제품의 전 공정을 일괄 생산한다. 이 공장은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4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된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월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합작법인 '베이징베스크테크놀러지'를 설립하고,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합작법인은 베이징에 올 하반기까지 연간 1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팩 제조설비를 구축하고 향후 현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지난해 초에는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털과 'SK-콘티넨털 이모션'을 합작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1년 100만대에 불과했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1000만대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이 본격화되기 전 누가 고객사로부터 안정적인 공급 물량을 수주하는가가 향후 글로벌 시장 순위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