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 '입김'에…주식시장과 실물경제 따로 노는 홍콩
2014-08-18 10:16
홍콩특구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홍콩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하는 데 그쳤다. 1.8%라는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2년 3분기 이래 최저치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2.6%에 달했었다.
이에 따라 홍콩의 올 한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하향조정하고 있다. 홍콩특구 정부 천리아이(陳李藹) 경제고문은 “지난 5월 예측한 3~4%에서 2~3%로 하향조정했다”며 “전체적으로 소비 물가 예측치도 앞서 3.7~4.6%에서 3.5~4.4%까지 내렸다고 설명했다.
홍콩 2분기 서비스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떨어져 2009년 2분기 이래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관광서비스 수출이 급감했다. 이는 홍콩 관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대륙 관광객이 지난해 금값 하락 열풍에 홍콩에서 황금 관련 상품을 대거 사재기한 것과 달리 올해는 지갑을 열지 않은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홍콩관광발전국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홍콩 방문 관광객 수는 연인원 285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반면 관광객 1인당 소비액은 전년보다 눈에 띠게 줄어든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홍콩 실물경제는 지지부진한 반면 증시와 부동산시장은 활황을 띠고 있다.
지난 15일 홍콩 항셍지수는 6년래 처음으로 장중 2만5000포인트 고점을 돌파했다. 오는 10월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를 연동한 후강퉁(滬港通)이 출범한다는 소식에 중국 본토 증시 투자를 원하는 글로벌 자금이 홍콩으로 몰려들고 있어서 홍콩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최근 중국 대륙 부동산 경기 불황에 홍콩 부동산을 매입하는 중국 대륙 부호들 덕분에 홍콩 부동산 시장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지표를 나타내는 CCL지수도 지난 주 125.66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물경제와 증시가 따로 노는 현상은 후강퉁 호재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장기적으로 증시와 부동산 호황 역시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