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산단 환경관리권 市에 전면 위임해야"

2014-08-06 15:15

지난 2013년 3월 14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고밀도 폴리에틸렌 공장 폭발사고로 사일로(저장조) 상부 철골 주조물이 엿가락처럼 휘어있다.[사진=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최근 대형 폭발사고와 환경오염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환경관리권을 해당 지자체에 위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수시의회는 5일 열린 제156회 임시회에서 '전남도 동부지역 본부 여수 이전과 여수국가산단 환경관리권 전면 재위임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정부 관계부처 등에 발송했다.

시의회는 건의문에서 "전남도 동부지역본부 여수 이전과 환경관리권의 전면 재위임은 환경오염사고 예방과 사고발생시 신속한 대응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수산단의 중요 관리 업무를 전남도가 맡으면서 업무혼선과 출동시간 지연, 능동적 대처 불가, 예방 점검활동 소홀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지난해 3월 여수국가산단 내 대림산업 폭발사고로 17명의 사상자를 내고 지난 1월에는 GS칼텍스 우이산호 기름유출 사고, 12월 금호티앤엘 유연탄 저장시설 붕괴 등 잦은 사고로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수산단은 272개 공장이 입주해 연간 총생산 98조원, 국세 5조 7000억원을 납부하는 등 국가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설비가 노후화되면서 최근까지 290여건의 크고 작은 사고로 30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면서 "최근 발생한 사고를 계기로 지역사회에서 더이상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국가적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수국가산단은 대부분 석유화학 공장으로 곳곳에 엄청난 양의 유해화학물질을 저장, 생산하고 있다.

여수산단은 1-3종에 해당하는 연간 오염물질 발생량 10t 이상, 1일 폐수 배출량 200t 이상의 대형 사업장은 전남도가, 소규모 정비업체나 세차장 등 배출기준이 소량인 4·5종 업체는 여수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산단 대부분이 집중돼 있는 이 지역에 전남도동부지역본부 7명 인원으로 관리하고 있어 환경 안전사고 발생 시 접근성과 기동성이 떨어져 사실상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 관리에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고 시의회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시의회는 "실질적으로 광역단위 관리주체인 1-3종의 경우 관리감독 기관이 원거리에 있는데다 환경사고발생 시 신고주체가 불분명해 수습지연 등 많은 문제가 있다"며 "지자체와 기업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 강화와 사고 발생 시 효율적인 관리감독이 될 수 있도록 현재 4-5종 소규모사업장만 위임되어 있는 환경관리권을 1-3종까지 위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시, 광양시는 시의회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지난 2001년부터 국가산단 환경관리권 기초단체 재위임을 촉구하며 전남도와 갈등을 겪고 있다.

전국적으로 1종에서 3종 관리권을 광역자치단체에서 관장하고 있는 곳은 전남도를 포함해 전북도와 경기도 등 3개 단체며 포항제철소가 있는 경북 등 6개 광역자치단체는 이미 시군에 위임한 상태다.

앞서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후보자 시절인 지난 2월 여수MBC 방송에 출연해 "도지사에 당선되면 경북·경기도처럼 1·2종을 전남도에서, 3종까지 여수시 및 광양시에서 관리하도록 환경관리권을 재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