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청라·영종 부동산 시장 투자이민제 확대에 훈풍불까?...건설사 미분양 마케팅 가속

2014-08-06 15:35
적체 미분양 7000여가구, 중국 필두 차이나머니 유입 기대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전경.[사진=이명철 기자]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정부가 투자이민제를 확대 시행키로 하면서 대표 수혜지역인 인천경제자유구역(이하 인천경자구역)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송도·청라·영종지구 내 미분양 주택이 투자이민제 적용 대상에 포함돼 중국을 필두로 한 외국인 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한 새 경제팀은 지난달 24일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투자이민제 투자대상에 인천경자구역 내 미분양도 포함키로 했다. 법무부 주관사항으로 본격 시행시기는 입법절차를 거쳐 9월께로 예상된다.

투자이민제란 외국인이 제주도 등 외국인투자지역이나 경제자유구역 내 휴양목적 체류시설에 일정 금액을 투자할 경우 거주 및 영주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인천경자구역의 경우 투자대상은 콘도·호텔·별장·관광펜션에 골프장 내 빌라까지다. 이들 시설에 7억원 이상 투자하는 외국인은 거주자격(F-2), 5년 이상 투자상태를 유지하면 배우자·자녀에게까지 영주자격(F-5)이 주어진다.

이번 조치로 인천경자구역은 기존 투자대상에 미분양을 합해 7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은 투자이민제 대상이 된다.

지금까지 투자이민제는 사실상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주도만큼 투자가치가 높은 곳을 찾기 힘든 까닭이다. 인천경자구역의 경우 마땅한 투자처도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에 미분양이 포함되면서 인천국제공항과의 접근성 등을 장점으로 관심이 늘어나지 않겠냐는 게 현지 시각이다.

송도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을 하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투자이민제를 시행하기 이전에도 영주권과 상관없이 아파트를 구입하는 중국인은 있었다”며 “인천공항과 가깝고 미래가치가 높기 때문에 미분양 해소에 도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교통통계누리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인천 지역 미분양은 6979가구로 조사됐다. 서울·수도권(3만212가구)의 23%에 달하는 수준이다. 송도가 위치한 연수구가 2872가구로 가장 많다. 중구(영종) 1413가구, 서구(청라) 471가구 등 인천경자구역 소재 행정구역 미분양만 4756가구에 달한다.

이들 지역에서 분양 중인 건설사들은 투자이민제 확대를 맞아 국내 수요자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분양가 할인 등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아파트가 입주한 영종·청라지구에 비해 송도 지역 마케팅이 활발한 편이다. 트히 포스코건설은 송도 지역에 주택문화관이 더샵 갤러리를 열고 송도 소개와 주택 분양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송도 국제업무단지 3블록에 들어서는 ‘송도 더샵 마스터뷰’는 모델하우스를 1대 1 담당 지정제로 운영하고 있다. 1차 계약금 500만원으로 동·호수 계약도 가능하다. 영종하늘도시에서는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 일부 대형 주택형에 대해 30% 가량의 할인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 분양을 앞둔 단지도 선전이 예상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연내 인천경자구역에서는 2개단지 3018가구가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종에서는 영종하늘도시 A31블록에 동원개발이 '영종하늘도시 동원로얄듀크' 418가구를 공급한다.

송도 F13~15블록은 포스코건설의 '송도더샵(가칭)' 2590가구 분양이 예정됐다. 이 단지 권순기 분양소장은 “실제로도 중국인들의 송도 모델하우스 방문이 꾸준히 늘고 있어 차이나머니의 유입이 기대된다”며 “송도는 녹색기후기금 등 13개 국제기구가 위치한 투자이민제 최고 수혜지역으로 투자 증가로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투자이민제 시행 자체가 시장 전체에 회복세를 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부동산114 임병철 책임연구원은 “어느 정도 미분양 해소 효과는 있겠지만 대부분 개발 부지가 그대로 남아 있는 인천은 투자가치가 있는 제주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며 “본래 목적인 국제도시 개발을 추진해 인천경자구역 활성화가 전제돼야 외국인 투자도 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