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양적완화 월 250억 달러로 축소...초저금리 유지

2014-07-31 08:33
양적완화, 10월 종료 전망...금리인상시기 논쟁 가열 전망
미국 2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 4.0%...전망치 큰폭 상회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문가의 예상대로 여섯 번째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단행했다.

연준은 30일(현지시간)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현재 월 350억달러인 양적완화(QE) 규모를 내달부터 2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추가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또 제로(0∼0.25%) 수준의 초저금리 기조도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이는 여섯번째 테이퍼링 결정으로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달러였던 3차 양적완화(QE3) 규모를 100억달러 줄인 데 이어 및 올해 들어서도 1월, 3월, 4월, 6월 회의에서 채권 매입액을 매번 100억달러씩 줄여왔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고용시장의 개선, 실업률의 하락을 비롯해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2%에 근접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며 "경제활동은 2분기 반등하고 있다(rebounded)"고 평가했다. 

미국이 그동안 '완만한 또는 점진적 속도의 확장', '회복' 등으로 경기 개선세를 표현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발언은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좀 더 낙관적으로 진단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낙관적 경제전망을 반영하듯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4.0%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반등했을 뿐 아니라 전문가 전망치인 3.0~3.2%도 크게 웃도는 수치다. 1분기 성장률 또한 당초 마이너스(-) 2.9%에서 마이너스 2.1%로 상향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 미국 전역을 강타한 한파와 폭설의 여파로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됐으나 2분기 이후 눈에 띄게 경기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미국이 2분기 '서프라이즈' 성장을 달성한 것은 가계소비지출과 기업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GDP의 3분의 2 이상을 구성하는 소비 지출이 1분기 1.2% 증가에 그친 이후 2분기에 2.5%나 늘어나면서 성장률 개선을 견인했다. 

기업투자와 기업재고비축 등도 경제성장률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기업투자가 전분기 대비 5.9% 늘면서 성장률을 0.9%포인트 올렸고, 기업 재고는 1분기 352억달러에서 2분기 934억달러로 급증해 GDP 성장률을 1.7%포인트 끌어올렸다.

아울러 물가상승률 또한 연준 목표치(2%)에 근접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실업률이 더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 상황도 개선되고 있으나 여러 지표가 노동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고 가계 소비 지출과 기업 고정 투자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주택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연준은 경기 부양 조치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판단, 성명을 통해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 추세로라면 채권 매입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번 추가 테이퍼링 결정으로 연준이 오는 10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시킬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아울러 양적완화가 종료되면 연준의 첫 금리인상 시기와 방법에 대한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9월 FOMC 회의 때 채권 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더 줄인 뒤 10월 회의에서 이 프로그램의 완전 종료를 선언하고 나서 내년 중반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도 지난 6월 FOMC 회의 때 "고용 시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물가상승률이 장기 목표치 아래로 돌아오면 최종적인 150억달러 채권 매입 축소 결정은 오는 10월 회의에서 이뤄질 것이라는데 위원들이 대체로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추가 테이퍼링과 초저금리 유지 결정에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포함한 FOMC 위원 9명이 찬성했다.

반면, 연준 내 '매파'인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결정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플로서 총재는 "자산매입 프로그램 종료 이후 '상당기간' 현재의 연방기금(FF) 금리 범위를 유지할 것"이란 가이던스가 시기 의존적이며 경제적 진전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