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박근혜 대통령, 정통 보수의 길 가시라
2014-06-23 13:55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다.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이던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리얼미터가 16~20일 닷새간 전국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4.0%, 부정 평가 비율은 49.3%을 기록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 박 대통령이 선택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카드가 낳은 결과다.
이쯤 되면 박 대통령의 인사는 화약고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인의 장막’ 논란에 휩싸인 박 대통령은 원로 자문그룹 7인회를 시작으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비선조직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안대희 전 대법관도 국민들의 ‘현미경 검증’을 피하지 못했다. 문 후보자는 식민사관 의혹 일으키며 박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친일’ 프레임을 건드렸다.
“헌법보다 무서운 것은 국민 정서법이야.” 문창극 파문이 일파만파로 치달았던 시점에 야권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맞다. 박근혜 정부 인사들은 ‘국민 정서법’을 통과하는 데에 번번이 실패하거나 어려움을 겪었다.
비선조직은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등 이념과 관계없다. 이것은 박 대통령의 길이지, 보수의 길이 아니다. 영국의 정치철학자 에드먼드 버크는 보수의 길에 대해 “전통과 질서를 존중하고 전통적 개혁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개념을 정리했다.
그렇다면 한국 보수의 현주소는 어떤가. 해방 이후 지속된 분단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색깔론’과 ‘반자유주의’에 오염된 감이 없지 않나 싶다. 박 대통령이 공식조직에 의한 인사시스템을 정착하지 않는 한 인사 트라우마는 또다시 청와대를 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