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8 공개] 신형 iPhone에서 보이는 애플의 전략 (닛케이)

2014-06-03 17:54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올가을에 출시가 예정된 ‘신형 아이폰'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신형 아이폰에 탑재될 예정인 기본소프트(OS), 'iOS8'의 신기능이 공개됐다.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에 걸친 기조연설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연대강화'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여러 가지 사물과 긴밀히 연계를 시키면서 아이폰을 더욱더 생활의 중심으로 가져오려는 애플의 전략이 보이기 시작했다.
 

iOS8 공개 [사진=신화사]



△키워드는 “연대강화”

WWDC는 애플이 개발 중인 신기능에 대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 선보이는 연중행사다. 올해는 회의장에 “Write the Code Change the World"(코드를 쓰자, 세계를 바꾸자)라는 문구가 씌어 있었다.

우선적으로 연대가 강화된 대상이 PC 맥(Mac)이다.

기조연설에서는 맥 전용 OS인 ‘OS X'의 차세대 버전 '요세미티'가 발표됐다. 이는 아이폰·아이패드용 OS인 'iOS'처럼 플랫 디자인이 채택된다. 메뉴 표시도 iOS에 가깝다.

특히 재미있는 기능이 아이폰의 전화와 이메일 연대이다.

가까운 곳에 아이폰이 있으면 맥에서 전화를 걸수도 있고 받을 수도 있게 된다. 아이폰에 도착한 SMS에 대해 맥에서 답변을 작성할 수도 있다. 또 아이폰에서 작성 중이던 메일을 맥에서 이어 쓸 수 있게 된다.

아이폰이 침실에서 충전 중이어도 서재에 있는 맥에서 아이폰의 전화기능과 메시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아이폰이 가방 속에 있어도 맥에서 아이폰 기능을 기동해 인터넷과 연결할 수도 있다. 아이폰과 맥의 파일 전송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에어드롭’ 기능도 추가됐다.
 

iOS8 공개 [사진= 신화사]  


△아이폰의 모든 사물의 리모컨화

기조연설에서 발표된 차기 ‘iOS8'의 연대강화에서는 건강관리와 주택기기 관리라는 연대가 눈에 띈다.

최근 1~2년 나이키(Nike) 등이 손목시계와 만보계, 스마트폰과 연계된 혈압측정기 등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기와 연계되는 애플리케이션은 별도 회사들이 제공하고 있어 데이터 형식이 각각 달랐다. 기기를 교체하면 데이터가 인계하지 못해 그간의 노력도 물거품이 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애플이 이번에 발표한 iOS8 공개에서 제공하는 ‘헬스킷’에는 그러한 건강관리 관련 기기들을 모두 일원화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만일 신체 일부에 이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에 연락을 취할 수 있다는 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

또 미국에서는 아이폰으로 자택의 실온과 조명의 밝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홈기기가 인기다. 이것도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는 ‘홈킷’이라는 기능이 이번 iOS8 공개에 추가됐다.

△클라우드로 포위

이번 애플 발표의 연대강화라는 포인트에서 가장 주목되고 있는 것이 클라우드이다.

메일로 대용량 파일을 전송했을 때 데이터양이 너무 커서 상대방의 서버가 수신을 거부했다는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다. 이런 경우에 일시적으로 파일을 저장하는 서비스를 이용했던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OS 요세미티에서는 송신한 메일에 첨부된 대용량 파일을 자동적으로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상대방에게 URL를 보내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에서는 대응되는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만 보존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사용자가 자신이 필요한 데이터를 자유롭게 보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맥뿐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 으윈도에서도 데이터 보관이 가능해진다.

아이클라우드에서는 아이폰에서 촬영된 이미지 데이터를 모두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5GB 용량이면 무료지만, 그 이상의 용량이 필요하면 유료 서비스가 된다. 즉, 사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사용자는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포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iOS8 공개 [사진= 신화사] 

△기대가 높아지는 신형 아이폰

이번 WWDC에서는 소문이 파다한 손목시계형 단말기 ‘i 워치’ 등의 발표가 기대됐으나 그런 발표는 일체 없었으며, 플랫폼과 개발환경의 진화에 대한 강연만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애플로서도 맥북과 아이맥이라는 하드 분야를 극적으로 진화시키기에는 어려운 시기에 와 있을 것이다. 최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봐도 ‘지난번 모델과 별 차이가 없다’는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가 많다. 이런 와중에 가을에 판매될 아이폰6에서 소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 WWDC의 기조연설은 소프트웨어의 힘과 가능성, 애플이 목표로 하는 방향이 충분이 전달됐다.

가을에 판매될 아이폰6는 이번에 발표한 iOS의 진화만으로 끝날 것인지, 우리가 모두 충격을 받을 만한 하드 측면의 진화가 있을지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